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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두고두고 아쉬움이 남을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특히나 타선의 부진이 너무나 뼈아팠다. 6안타를 쳐내며 15번의 출루를 성공했지만 얻어낸 득점은 고작 1점에 불과했다.

특히 3번 김태균과 4번 이대호의 동반 무안타는 지켜보는 팬들의 탄식을 자아내기에 충분했다. 팬들은 자연스레 한 명의 선수를 떠올린다. 함께 중심타선 구축을 예상했던 최형우다.

한국 대표팀은 지난 6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WBC 1라운드 A조 첫 상대 이스라엘과의 경기에서 연장 승부 끝에 1-2로 패했다.

사실상 첫 경기가 승부처였다. 애초에 이스라엘을 잡고 강적 네덜란드에게 잡히는 대신, 대만을 이기고 2승 1패로 올라가는 시나리오를 점찍은 대표팀이었다.

하지만 시작이 꼬였다. 이스라엘에게 패했다. 결정적인 순간, 김인식 감독은 선수를 아끼고 아꼈다. 기존에 있던 선수들에 대한 신뢰가 있었지만, 결과적으로 보면 실패였다.

특히 8회 1사 1, 3루에서 6번 민병헌 타석 때 충분히 최형우 같은 대타 자원을 투입 시킬 수 있었지만 김 감독은 민병헌을 믿었다.

그는 "대타 투입에 대한 고민도 했지만 민병헌이 수비에서도 좋았고 그 전에 두 번이나 안타를 쳐냈기 때문에 믿었다. 근데 3루 앞 땅볼이 나오면서 무산 됐다"라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패했지만, 김인식 감독은 그래도 김태균과 이대호를 믿는다. 7일 오후 6시 30분에 열리는 네덜란드와의 경기에서도 두 선수의 타순 변경은 없다고 단언했다.

최형우 입장에서는 다소 아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평가전 7경기에서 그는 22타수 2안타에 그치며 감각이 아직 정상 궤도에 올라오지 않았음을 드러냈다.

게다가 이스라엘에 비해 네덜란드는 더욱 강적이다. 수비에 있어서도 빈틈을 보여서는 안된다. 좌익수 자리를 놓고 다시 민병헌을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최형우의 출전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 없다. 이날 네덜란드에서 선발로 나오는 선수는 예전에 삼성에서 뛰었던 밴덴헐크다. 최형우는 삼성에서 뛰던 시절, 그와 한솥밥을 먹어본 경험이 있다.

실전에서는 맞붙은 경험은 없지만, 누구보다 밴덴헐크의 공을 자주 본 선수가 최형우다. 부상으로 빠져있는 박석민 역시 마찬가지다.

접전 상황에서의 대타, 특히 김태균, 이대호가 우타자다보니 균형을 맞추기 위한 좌타자 최형우의 투입 역시 경기 후반에는 충분히 예상할 수 있다.

김인식 감독 입장에서 네덜란드전은 반드시 잡아야 하는 경기다. 최형우가 숨겨진 히든카드가 될 수 있지만 카드를 꺼내드는 것 자체가 모험이 될 수도 있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가슴에 단 최형우가 중요한 승부처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될지 팬들은 궁금해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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