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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종민 기자] 일본 야구대표팀이 2017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정식에서 과거 대회의 굴욕적 장면을 모은 영상을 지켜보면서 '동기부여'의 시간을 가졌다.

일본의 스포츠전문 매체 산케이스포츠 등에 따르면 일본대표팀은 27일 후쿠오카의 한 호텔에서 대회 출정식을 했다.

1000여 명의 팬도 함께한 이날 행사에서 고쿠보 히로키 일본대표팀 감독은 "우리 팀은 젊고 결속력이 좋다"며 "반드시 세계를 제패하고 팬 여러분에게 보고하겠다"고 대회 우승을 다짐했다.

출정식에서 눈길을 끈 것은 지난 대회의 상징적 장면을 정리한 '동기부여 비디오'였다.

2분10초 분량의 영상에는 2009년 제2회 우승 등 일본이 기뻐했던 순간도 있었지만 대부분은 일본야구의 굴욕적인 장면이 담겼다. 산케이스포츠는 "팬 참여형 이벤트에서 부정적 요소를 내세운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굴욕적인 장면 중에는 2006년 제1회 WBC 2라운드에서 한국에 패한 뒤 마운드에 태극기가 꽂힌 장면도 있었다. 당시 한국대표팀 투수 서재응 등이 승리 후 마운드로 올라가 태극기를 꽂던 모습은 일본야구계에게는 씁쓸한 기억일 수밖에 없다.

영상에는 일본이 2013년 대회 푸에르토리코와 준결승에서 이중도루 실패로 추격 기회를 날리던 장면도 있다.

고쿠보 감독은 "지금 본 영상에 있는 것처럼 여기 모인 우리에게는 기쁨보다 아쉬움이 있다"며 "이번 대회에서 그 분함을 풀겠다는 굳은 다짐을 한다"고 밝혔다.

고쿠보 감독 또한 자신이 대표팀을 지휘한 2015년 프리미어 12 대회 때 한국과 준결승에서 선발 오타니 쇼헤이(23·니혼햄 파이터스)의 호투로 8회까지 3-0으로 앞서가다 9회에 대역전패를 당한 아픈 기억이 있다. 고쿠보 감독은 "나 자신도 프리미어 12에서 분패가 제일 마음에 남아있다"고 털어놨다.

다음 달 개막하는 올해 WBC에서 한국과 일본이 2라운드에 진출할 경우 도쿄돔에서 맞대결이 성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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