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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고척=박대웅 기자]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 대표팀을 이끄는 김인식 감독이 쿠바 선발의 호투에 감탄했다. 그러나 침체된 타선의 해결사 역할을 해준 손아섭 덕에 활짝 미소를 지었다.

한국은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2차 평가전에서 7-6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1차전에서 선발 토레스를 1.2이닝 만에 강판시킬 만큼 초반부터 강력한 화력을 뿜어냈던 한국은 2차전에서 블라디미르 바노스의 호투에 막혀 4회까지 단 1점도 뽑지 못했다. 바노스는 1회부터 서건창, 허경민, 김태균을 내리 삼진으로 돌려세운 것을 비롯해 최고 시속 140km의 커터(35구)와 슬라이더(21구) 등 다양한 변화구를 앞세워 한국 타선을 유린했다.

그러나 손아섭이 5타수 4안타 2타점 2득점을 폭발시킨 가운데 이용규 역시 3타수 2안타 2타점으로 뒤를 든든히 받치면서 한국은 5회부터 서서히 추격의 고삐를 잡아당겼고, 7회에만 무려 6점을 집중시키는 응집력을 발휘해 기어이 역전 드라마를 작성해냈다.

경기 후 김인식 감독은 “초반에 상대 선발 바노스의 피칭이 좋았다. 그동안 상대한 쿠바 투수들 중에서 변화구가 가장 예리했다. 슬라이더와 커터가 잘 꺾이면서 타자들이 노리고 들어갔지만 범타가 나왔다”며 상대를 먼저 인정한 뒤 “옆에 있는 손아섭이 그래도 결정적일 때 안타를 때리면서 점수가 많이 날 수 있었다”며 역전승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손아섭의 맹활약을 통해 김인식 감독은 최형우, 이용규, 민병헌으로 구성하려했던 주전 외야진에도 변화를 줄 여지가 있음을 밝혔다.

김 감독은 “선수는 언제나 굴곡이라는 것이 있다. 반드시 최형우, 이용규, 민병헌으로 굳어지게 하려 했던 것은 아니다. 매 경기마다 누가 괜찮은지 코칭스태프가 평가해서 결정할 것이다. 다만 최형우의 경우 클린업에 늘 포함되는 선수이기 때문에 믿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안타 생산이 없을 뿐 컨디션이 올라오고 있는 상태다. 어쨌든 반드시 누가 먼저 나간다고 정해진 것은 없다”며 경쟁 체제를 예고했다.

김 감독은 3이닝 2실점으로 다소 아쉬운 선발 등판을 했던 양현종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그는 “대체로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못 잡아서 고전하게 된 것 같다”고 운을 뗀 뒤 “스트라이크 잡으려고 던지다보니 타자들이 생각하고 들어온 부분이 있다. 높이상 상대가 칠 수 있는 변화구가 아니었나 싶다. 원종현, 심창민, 박희수 등 많은 투수들이 처음부터 공격적인 스트라이크를 잡지 못해 고전했다. 그래서 투구수가 늘어난 부분이 있다”며 아쉬움을 전하기도 했다.

두 차례 평가전에서 2연승을 따냈지만 김인식 감독은 여전히 우려하는 부분이 있다. 그는 “아직 몇 선수는 팔꿈치가 안 좋아서 볼을 잘 못 던진다. 이용규도 워밍업이 끝나고 타격을 처음 해보면서 뛰는 것으로 결정을 내렸으며, 민병헌도 팔꿈치가 안 좋아서 지금 상황에서는 내야가 훨씬 뒤쪽으로 가서 커트 플레이를 해야하는 사정이 있다. 좀 더 지나서 회복이 되기를 바라는 상황이다”며 선수들이 대회 전까지 최상의 몸상태를 만들 수 있기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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