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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고척=박대웅 기자] 양현종이 보완해야 할 과제를 안은 채 평가전 선발 등판을 마쳤다.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의 좌완 선발 양현종은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2차 평가전에서 3이닝 2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왔다.

양현종은 2016시즌 KBO리그에서 평균자책점 공동 4위, 소화 이닝 3위(200.1이닝), 탈삼진 5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진가를 인정받았고, 이번 WBC에서도 장원준과 함께 한국 대표팀의 마운드를 이끌어야 할 핵심 원투 펀치로 낙점 받았다.

지난 22일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에서는 일본프로야구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를 상대로 2이닝 4피안타 1실점으로 다소 아쉬운 모습을 나타냈다. 당시 양현종은 경기 후 “공이 조금 높아서 잘 들어가지 않았다. 변화구도 잘 들어가지 않는 느낌이었다. 아무래도 불펜 피칭과 실전 시합은 확실히 다른 것 같다”며 공인구에 좀 더 적응할 필요가 있음을 언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도 양현종은 대표팀의 기둥다운 확실한 안정감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총 54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4피안타를 얻어맞았고 이 가운데 장타도 두 차례나 허용했다. 탈삼진은 단 1개를 솎는데 그쳤으며 초구부터 적극적인 승부를 펼치지 못했다. 일본 팀과의 승부에서와 마찬가지로 직구에 비해 변화구 제구가 다소 높게 형성되는 문제점이 이어졌다.

양현종의 직구 최고 시속은 145km. 직구(32구) 외에도 슬라이더(10구), 체인지업(9구), 커브(3구) 등을 섞었다.

1회말 양현종은 선두타자 요엘 산토스를 헛스윙 삼진으로 솎아내며 산뜻한 출발을 알렸고, 요르단 만둘레이를 우익수 플라이로 가볍게 처리했다. 2사 후에는 프레드릭 세페다에게 볼넷을 내준 뒤 알프레도 데스파이그네에게는 좌익선상 2루타를 얻어맞아 흔들리는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지만 2, 3루 위기에서 윌리안 사베드라를 3루수 땅볼로 묶어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매듭지었다.

2회 들어 양현종은 서서히 안정감을 찾아나갔다. 유리스벨 그라시알을 3루수 땅볼로 돌려세운데 이어 카를로스 베니테스와 프랑 모레혼 역시 나란히 유격수 땅볼로 잠재우며 공 10개로 가볍게 삼자범퇴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3회가 아쉬웠다. 양현종은 선두타자 요엘키스 세스페데스를 맞아 우중간을 완전히 가르는 깊숙한 타구를 허용했다. 세스페데스가 빠른 발을 자랑하며 3루까지 안착, 순식간에 득점권 위기에 몰렸다.

결국 양현종은 산토스에게도 좌전 안타를 내주면서 그대로 첫 실점을 떠안고 말았다. 또한 만둘레이의 희생번트 후 2사 2루에서는 데스파이그네에게 좌중간 안타를 또다시 허용, 추가 실점까지 기록했다.

이후 양현종은 사베드라를 투수 땅볼로 직접 처리하며 3회를 마쳤지만 투구수가 급격히 불어났고, 당초 김인식 감독의 예고대로 54개의 공만을 던진 뒤 4회부터 임창민에게 공을 넘겼다.

이스라엘과의 WBC 개막전 등판이 유력한 장원준이 최고의 상승세를 나타내고 있는 반면 양현종은 아직까지 가다듬어야 할 부분이 보이는 상황이다. 김인식 감독은 양현종의 평소 습관 등을 고려해 컨디션 점검 차 향후 등판 일정을 조정할 계획이다.

한편 경기는 4회말 현재 쿠바가 2-0으로 앞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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