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대표팀의 3선발 후보 중 한 명인 이대은(28·경찰야구단)이 여전히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또 다른 3선발 후보인 우규민(32·삼성)은 평가전서 안정감을 선보일 수 있을까.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의 이대은(왼쪽)과 우규민. 스포츠코리아 제공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한국 대표팀은 25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쿠바와의 1차 평가전에서 6-1 완승을 거뒀다.

투·타 모두 나름 합격점을 받을 만 했다. 특히 선발 투수 장원준을 포함해 경기 내내 단 1점만을 내준 마운드가 빛났다.

하지만 짚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날 대표팀에서 유일한 실점을 내준 투수 이대은의 경기력은 어딘가 아쉬웠다. 이날 그는 6회초 대표팀의 세 번째 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2이닝 3피안타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당초 이대은은 우완 선발이 절대적으로 부족했던 대표팀의 한 줄기 빛으로 통했다. 합류 초기만 하더라도 3선발 후보 중 한 명으로 평가 받았지만, 이대은의 컨디션은 좀처럼 정상궤도에 다다르지 못하고 있다.

일본 오키나와 전지훈련 당시에도 이대은의 몸상태는 코칭스태프의 우려를 자아낸 바 있다. 몸을 만들 시간이 다른 선수들에 비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 그는 최근 경찰야구단 입대를 결정하면서 4주간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지난 9일에야 퇴소해 11일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지난 22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연습경기에서, 이대은은 몸상태가 온전하지 않았음에도 등판을 자청했지만 돌아온 것은 실망스러운 성적 뿐 이었다. 그는 2-1로 앞선 8회에 등판해 1이닝 3피안타 1볼넷 2실점을 기록하며 패전투수가 됐다.

다소 저조한 흐름은 25일 쿠바전에서도 이어졌다. 6회말 이대은은 선두타자 세스페데스는 우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지만, 산토스에게 우전 안타를 내줘야 했다. 그는 만들레이에게 삼진을 뽑아내면서 한 숨을 돌리는 듯 했지만, 세페다와 데스파이네에게 연속안타를 맞고 이날 경기 대표팀의 유일한 실점을 기록했다. 제구가 전체적으로 높았던 것이 많은 피안타로 이어진 원인이었다.

한 가지 희망적인 부분은 구속이었다. 이날 그가 기록한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8km. 제구는 다소 불안했지만, 적어도 힘만큼은 뛰어났다. 2탈삼진을 곁들이며 삼자범퇴로 마무리 된 7회말은 이대은의 구위가 돋보인 이닝이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본선 무대에서 선발로 기용하기에는 불안해 보이는 것이 사실.

일단 김인식 감독은 이대은의 투구 내용에 대해 큰 불만은 없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그는 “오늘(25일) 투수들은 상대 타선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유일한 실점을 내준 이대은도 잘 던졌다고 평가한다. 사실 이대은에 대해서 염려를 많이 했는데, 나름대로 자신만의 피칭을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결과는 다소 좋지 못했지만 이대은에게 나름 호평을 내린 김 감독. 그러나 그는 내심 사이드암 투수 우규민에게 큰 기대를 걸고 있다. 실제로 김인식 감독은 우규민을 사실상 WBC 3차전 3선발로 내정했음을 알린 바 있다. 이미 상수가 아닌 변수였던 이대은은 3선발 경쟁에서 다소 뒤처지는 모양새다.

현재 우규민의 몸상태에는 큰 이상이 없다. 지난 22일 요코하마 DeNA 베이스타스와의 연습경기에서도 그는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2피안타 1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대은 보다는 몸이 잘 만들어진 상태. 분명 기대를 해 봄직 하다.

2017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의 우규민. 스포츠코리아 제공
김인식 감독은 25일 경기 후 “26일 2차전에는 선발 양현종을 포함해, 1차전에서 기회를 얻지 못한 투수들이 마운드에 오를 예정이다”라고 밝힌 바 있다. 따라서 우규민은 26일 쿠바전 구원 등판이 유력해 보인다. 김 감독은 이를 통해 우규민의 오는 28일 호주 평가전 선발 등판 여부를 최종 결정할 전망.

28일이 호주 평가전까지 단 이틀만을 남겨뒀지만 일정상 우규민의 26일 쿠바전 등판에는 별다른 지장이 없어 보인다. 먼저 27일은 대표팀의 공식 휴식일이다. 게다가 28일 선발 등판을 하더라도 투구수는 50개 안팎에서 관리되기에 26일 점검 차 20개 정도의 공만 던진다면, 어깨에는 큰 무리가 없다.

일정에도 문제가 없고, 현재 기세로만 놓고 봤을 때는 큰 걱정이 없어 보이지만, 쿠바는 고척 스카이돔에서 우규민에게 아픈 기억을 안겨 준 팀이다. 지난 2015년 프리미어 12를 앞두고 열렸던 쿠바와의 슈퍼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0.1이닝 3피안타 2실점을 기록했던 것. 다소 부진했던 것도 모자라 그는 상대 타자의 강습타구에 오른 손등을 맞고 조기 강판되기도 했다.

당시 우규민은 단순 타박상이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해당 부상 여파로 인해 정작 프리미어 12 본선에서는 전력을 다하지 못했다. 그가 선발 등판으로 향하는 최종 관문에서 지난 악몽을 극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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