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2017시즌 SK의 새로운 외국인 타자로 낙점 받은 대니 워스(32). 트레이 힐만 감독은 물론 팀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그가 2017시즌 KBO리그에서 성공시대를 열 수 있을까.

내야 유틸리티 플레이어인 워스는 지난해 11월 연봉 총액 70만 달러에 계약하며, 2017시즌 SK의 새 외국인 타자로 KBO리그를 밟게 됐다.

2017시즌 SK의 새 외국인 타자 대니 워스. ⓒAFPBBNews = News1
워스는 23일 현재 플로리다에서 SK 선수단과 합류해 1차 전지훈련 일정을 치르고 있다. 1차 전지훈련 일정도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그는 같은 날 구단측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SK는 워스가 타석에서 보여준 모습에 반하기도 했지만, 사실 그의 진정한 강점은 수비에 있다. 앞서 언급했듯 그는 내야 전 포지션을 책임질 수 있다. 2루수와 유격수는 물론 3루수와 1루수도 가능하다. 지난 시즌에도 트리플 A에서 2루수와 3루수, 유격수, 1루수를 두루 맡았다. 이런 탓에 워스의 정확한 포지션은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았다. 일단 그는 가장 선호하는 포지션은 없다고 밝혔다. 각자의 이유로 전 포지션에 애착이 간다는 것.

워스는 “모든 포지션을 각각 다른 이유로 좋아한다. 유격수는 공을 멀리 던지면서 어깨를 좀 더 활용할 수 있어서 좋고, 2루수는 수 많은 병살 플레이에 가담하고 만들어낼 수 있어서 좋다”라고 밝혔다.

다만 워스는 2루수를 좀 더 선호하는 듯 했다. 그는 “그 중 개인적으로는 보이지 않는 쪽에서 이뤄지는 플레이들을 좋아하는 편이다. 병살을 만들어 낼 때 유격수는 주자가 다가오는 쪽의 시야가 확보되지만, 2루수는 그렇지 못한다. 공을 잡고 나면 보이지 않는 곳에서 나에게 다가오는 주자가 어디에 있을지, 어떻게 다가 올 지 예상해야 하고 병살 플레이를 이어가야한다. 동시에 주자를 피해야하는 두려움도 안고 있어야 한다. 나는 그런 거친 상황이 일어나는 2루에서의 플레이를 즐겼다”라고 답했다.

2루에서의 플레이를 즐겼다는 워스의 발언은 결코 허언이 아니었다. 실제로 워스는 지난 시즌 2루수로만 47경기에 출전했다. 유격수(17경기), 3루수(3경기)로 출장한 경기수를 합쳐도 2루수 출전 기록을 따라가지 못한다. 실책 역시 단 3개에 불과했다.

수비 시 자신의 장점으로 ‘송구 능력과 빠른 릴리즈의 조화’를 자신 있게 꼽은 워스. 신체조건에서 자신이 있는 만큼, 어떠한 상황에서도 위험부담을 감수하는 무리한 수비 동작이 없이 아웃 카운트를 잡는데 제약이 없다는 것.

분명 2루에서 강점이 있는 듯 하지만, 실제로 워스가 2루수로 나설지는 미지수다. 현재 SK는 유격수 자리에 공백이 있지만, 2루에는 확고한 주전이 존재하기 때문. 바로 김성현이다.

워스는 김성현의 기량을 높게 평가했다. 그는 “김성현은 아주 좋은 선수고, 뛰어난 수비력을 지니고 있다. 아직까지 타격 훈련은 같이 못했지만, 수비 훈련은 함께 하고 있다. 내가 아는 선수는 물론 함께 플레이 해본 선수들 가운데, 가장 좋은 2루수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라고 밝혔다.

내심 2루 자리를 원했을 법도 했지만, 워스는 김성현을 경쟁자가 아닌 도우미로 여기고 있었다. 새 시즌 유격수로 뛸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김성현과의 공존을 택한 모습. 워스는 “김성현은 좋은 선수이기에, 내게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둘 다 키스톤으로서 공격적이고 적극적 스타일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곁에서 서로 좋은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라고 답했다.

이렇듯 수비에서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는 워스는 최근 2시즌 간 타석에서도 큰 성장을 이뤄냈다. SK는 영입 당시, 워스를 가리켜 ‘갭 파워 히터’ 스타일의 타자라고 평가했다. 특히 높은 출루율과 준수한 컨택 능력은 SK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지난 시즌 톱타자이자 외국인 타자인 고메즈의 낮은 출루율에 깊은 한 숨을 내쉬었던 것을 돌이켜본다면, 워스는 분명 매력적이었다.

2015시즌 트리플 A 106경기에서 타율 3할1푼4리, 출루율 3할9푼4리, 장타율 4할6푼9리를 기록한 워스는 지난 시즌 트리플 A 84경기에서 타율 3할3푼, 출루율 4할3푼1리, 장타율 5할2푼5리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해를 통해 그는 프로 데뷔 이래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11홈런)을 달성하기도 했다.

대니 워스. SK 와이번스 제공
어느새 공·수 겸장으로 성장한 워스. 이러한 배경 탓일까. 힐만 감독은 지난해 11월 워스를 스마트한 선수라 평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워스 본인은 힐만 감독의 이러한 평가가 의아하다고 설명했다. 기회가 되면 왜 그렇게 평가했는지 직접 물어보겠다는 것.

다만 워스는 힐만 감독의 ‘스마트’ 발언 배경을 추측하는 것만큼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모든 플레이를 정확하게 하고자 노력하고 완벽해지기 위해 노력하는 평소 스타일 때문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수비 연습을 할 때도, 연습의 절반은 빠르게 하는 데 집중하고 나머지 반은 완벽하게 하기 위해 집중한다. 이 두 가지를 잘 조합해 조화를 이뤄낼 수 있다면 진정한 스마트 선수가 될 것 같다”라고 답했다.

그 어느 때보다 열심히 비시즌 기간을 알차게 보냈다는 워스. 특히 타격 강화를 위해 자신의 타격 영상을 매일 같이 돌려보기를 반복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꼼꼼하게 분석한 뒤, 추후 훈련 계획까지 세웠다는 것이 그의 설명. 힐만 감독의 ‘스마트 가이’로 불리기에 손색이 없었다.

다가올 2017시즌이 무척 기다려진다는 워스가 구슬땀을 흘린 만큼, 달콤한 열매를 수확할 수 있을까. 스마트한 선수를 꿈꾸는 워스의 도전이 어떠한 결과로 매듭지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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