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외국인 투수 영입에 있어 그 어느 때 보다 신중을 기했던 SK. 최종 선택은 좌완 투수 스캇 다이아몬드였다. 다이아몬드가 KBO리그의 절대적 존재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까.

SK는 지난해 12월 12일 새로운 외국인 투수로 스캇 다이아몬드(31)를 영입했다. 그는 총액 60만 달러의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미네소타에서 뛰던 2013시즌의 스캇 다이아몬드. ⓒAFPBBNews = News1
당초 SK는 지난 시즌 세든과 라라의 실패로 인해 그 어느 때 보다 신중한 외국인 투수 영입 작업을 펼쳤다. 특히 실패 가능성을 최소화하고자 트레이 힐만 신임 감독의 메이저리그 네트워크를 활용하기로 결정했다.

실제로 힐만 감독은 다이아몬드를 두고 철저한 검증 작업에 나선 바 있다. 그는 직접 미국 현지 스카우트들의 의견을 듣는 것은 물론, 윈터미팅까지 참석해 현역 단장 및 감독 수석코치등을 만나 다이아몬드의 기량을 체크했다. 이때 다이아몬드는 모든 관계자로부터 호평을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올시즌을 앞두고 새롭게 부임한 데이브 존 투수 코치가 지도했던 댈러스 카이클(29·휴스턴 애스트로스)과 유사한 유형의 좌완 투수라는 것이 SK의 설명. 카이클은 지난 2015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수상한 바 있는 특급 투수다.

신장 191cm인 다이아몬드는 큰 키를 활용한 각도 큰 직구가 주 무기이지만, 다양한 구종을 수준급으로 구사할 수 있다는 장점이 SK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다이아몬드는 커브와 체인지업을 장착한 선수. 제구력과 경기 운영 능력 역시 합격점을 받았다.

특히 뛰어난 이닝 소화 능력은 주목할 만한 부분. 지난 2012년 미네소타 유니폼을 입고 27경기에 등판 12승 9패, 3.5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당시, 그는 173이닝을 책임진 바 있다. 지난 시즌에도 토론토 산하 트리플 A팀에서 166이닝을 책임졌다.

올시즌 SK는 다이아몬드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기존의 토종 좌완 에이스인 김광현이 팔꿈치 수술로 인해 일찌감치 시즌 아웃이 됐기 때문. SK는 다이아몬드가 김광현을 대신해 좌완 에이스로서의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팀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다이아몬드는 지난달 31일부터 플로리다 베로비치에 위치한 히스토릭 다저타운에서 1차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1차 전지훈련 일정이 막바지(24일 종료)에 다다른 가운데 22일, 다이아몬드는 구단과의 인터뷰에 나섰다.

일찌감치 SK와 계약을 맺었던 만큼 다이아몬드는 비시즌기간 나름대로 개인 훈련에 매진했다. 스프링캠프를 앞두고 그가 중점을 뒀던 부분은 어깨 강화훈련과 리그 사전 조사였다.

그는 “긴 시즌 동안 장수할 수 있는 체력과 힘을 만들고자 노력했다”며 “여기에 한국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과 지인들을 통해 KBO리그를 연구해왔다”라고 답했다.

현재 다이아몬드는 불펜피칭에 돌입한 상태다. 비시즌기간 훈련에 매진했던 탓인지, 몸상태에는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 그는 “총 4차례의 불펜 피칭을 책임졌고, 매번 할 때마다 투구수를 늘려가고 있다. 몸상태는 긍정적이다. 효율적으로 훈련을 진행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힐만 감독의 네트워크로 SK와 연결됐지만, 사실 다이아몬드는 힐만 감독에 대한 사전정보가 전혀 없었다. 일면식이 전혀 없었던 사이인 것. 심지어 기존의 외국인 투수 켈리는 물론 새로운 외국인 타자 대니 워스와도 별다른 연을 맺지 못했다.

2017시즌 SK의 새 외국인 투수인 스캇 다이아몬드. SK와이번스 제공
그러나 다이아몬드는 캠프를 통해 힐만 감독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이 날로 커지고 있음을 고백했다. 힐만 감독이 이상적인 감독 중 한 명이라고 느꼈다는 것.

그는 “입단 전만 하더라도 힐만 감독을 몰랐지만, 매일 같이 감독님과 시간을 보낼수록 감독님에 대한 존경심은 커져가고 있다”며 “특히 그는 코칭스태프와 선수단을 하나로 연결시켜주는 가장 이상적인 ‘커넥터’라고 생각한다”라고 힐만 감독을 높게 평가했다.

개인의 몸상태는 물론 전반적인 분위기 역시 준수해 보인다. 팀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모습. 2017시즌 호성적을 위한 토대는 어느 정도 갖춰진 셈. 그는 “개인적인 목표와 팀을 위한 목표가 많다.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새 시즌에 대한 자신감과 기대를 숨기지 않았다.

무언가에 전념하게 되면, 그 일이 이뤄질 때 까지 진심으로 실천한다는 것이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이라 밝힌 다이아몬드. 그가 ‘김광현의 대체자’를 넘어서 ‘KBO리그의 카이클’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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