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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오키나와(일본)=김성태 기자]일본과 미국을 거쳐 6년 만에 다시 한국에 돌아온 롯데 이대호(35)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훈련에 합류했다.

이대호는 17일 오후 일본 오키나와 우루마시 구시카와 구장에 도착했다. 오전 8시 부산에서 출발한 이대호는 10시 30분 오키나와에 도착, 숙소에서 옷만 갈아입고 곧바로 야구장으로 향했다.

김인식 감독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그리고 선수들과 간만에 인사를 나눈 이대호는 쉬는 대신, 곧바로 그라운드로 이동해 몸을 풀며 오후 훈련을 준비했다.

캐치볼에 이어 가볍게 방망이를 휘두른 이대호는 배팅 케이지 안으로 들어가 연신 공을 쳐냈다. 타구가 쭉쭉 날아갔고, 동료들 역시 그의 합류를 반가워했다.

이대호는 "몸 상태는 나쁘지 않다. 사실 성적을 비롯해 부담이 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렇게 나이가 들었어도 대표팀에 뽑아주셔서 너무 영광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1라운드가 한국에서 열리다보니 팬들께 빨리 인사를 드릴 수 있어서 좋다. 더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많이 가지고 있다"고 답했다.

사실 대표팀 타선은 예상했던 것에 비해 많이 약하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던 볼티모어 김현수, 미네소타 박병호, 피츠버그 강정호, 텍사스 추신수까지 모두 대표팀 합류가 무산된 탓이다.

약체라는 평가도 나오고 있지만 이대호는 달리 생각한다. 그는 "원래 대표팀은 항상 그런 우려의 시선이 있었다. 하지만 괜찮다. 잘 해낼 수 있다. 우려를 기대로 바꾸고 싶다"라고 다부지게 말했다.

이날 이대호는 한화 이용규, 두산 민병헌, 박건우와 함께 특타를 하며 방망이의 감각을 최대한 끌어올렸다. 롯데의 전지훈련지인 미국에서 한국을 거쳐 오키나와로 왔기에 피곤할 법도 하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이대호는 함께 중심타선을 이루게 되는 한화 김태균, KIA 최형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장난도 치며 훈련장 분위기도 화기애애하게 만들었다.

이대호의 합류로 대표팀 타선은 비로소 완전체가 됐다. 김인식 감독 역시 "이대호가 오늘부터 바로 훈련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라며 그의 합류를 기쁘게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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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타선이 순조롭게 훈련하는 것과 달리 마운드는 아직까지 완성하지 못했다. 이날 김인식 감독은 결단을 내려 불펜 투수인 LG 임정우 대신 NC 임창민을 새롭게 뽑았다.

이번 대표팀 훈련에 참여한 임정우는 아직 불펜 피칭을 하지 못했다. 대부분의 투수가 공을 던졌지만 임정우의 몸 상태는 좋지 못했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말이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가 대회가 나서려고 빨리 몸 상태를 만들다보니 쉽지 않게 됐다. 이왕 할 거 빨리 결정하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서 임정우 대신 임창민으로 투수를 교체했다"고 말했다.

임창민의 발탁 이유에 대해서는 "지금 NC가 미국에서 훈련 중인데, 임창민이 불펜 피칭을 몇 차례 했다고 하더라. 오키나와로 와서 훈련을 하면 좋을 것 같다"라고 사정을 밝히기도 했다.

투수진의 고민이 더욱 깊어지는 김 감독이다. 또한 이날은 선발자원인 이대은도 30개의 하프 피칭으로 컨디션을 점검했다.

이대은은 "컨디션은 아주 좋다. 18일에 쉬고 19일에 한 차례 더 하프피칭을 소화한 뒤에 몸 상태를 지켜보고 불펜 피칭을 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대은 외에도 KIA 양현종, NC 원종현, 삼성 심창민 등 5명의 선수가 추가로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이날 하프 피칭이 예정된 KIA 임창용은 어깨에 담이 오면서 피칭 일정이 연기됐다.

임창용은 오키나와에서 열리는 두 번의 평가전(19일 요미우리, 22일 요코마하 DeNA) 모두 등판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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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이날 대표팀 훈련장에는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첫 손님은 이번 WBC 중계를 맡은 JTBC 해설위원 박찬호. 지난 2006년 제1회 WBC에서 국가대표로 나서 한국의 4강 진출에 큰 공을 세웠던 그는 선배이나 형으로 선수들에게 다가가 많은 조언을 해줬다.

스스로를 '투머치 토커'라고 밝힌 박찬호는 "강한 선수를 제압할 때, 더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다. 강하게 맞서는 대신, 정확하게 승부를 하면 더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다"라고 응원의 목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두 번째 손님은 한화 김성근 감독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휴일임에도 불구, 오전에 선수들의 특타 훈련을 지켜본 뒤에 대표팀의 타격 훈련이 열리던 오후에 대표팀을 방문했다.

그는 김인식 감독을 만나 인사를 나누고 선수들의 몸 상태가 어떤지 물어보며 응원했고, 김인식 감독 역시 "방문해줘서 고맙다. 힘이 된다"라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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