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2017 WBC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이 출전이 불가능한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를 대신해 두산 박건우(27)를 선발한 배경에 대해 밝혔다.

KBO는 20일 2017 WBC 대회 조직위원회인 WBCI로부터 출전불가 통보를 받은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를 대신해 박건우를 최종 엔트리에 포함시켰다. 이로써 지난 4일 예비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던 박건우는 16일 만에 최종엔트리까지 포함되는 초고속 승진에 성공했다.

2017 WBC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그렇다면 박건우가 대표팀에 합류할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WBC 대표팀의 김인식 감독은 20일 스포츠한국과의 통화에서 박건우를 발탁한 이유를 자세히 설명했다.

김인식 감독이 밝힌 이유는 크게 두 가지였다. 상대 좌완 투수 대비 목적과 수비력이 바로 그 것. 김인식 감독은 “일단 박건우를 제외한다면 당장 대표팀 외야 경쟁이 되는 선수가 보이지 않았다”며 “좌완 투수들을 상대하기에 유리한 우타자라는 점과 수비력이 준수하다는 점을 무시할 수 없었다”라고 밝혔다.

실제로 우타자인 박건우는 지난 시즌 좌완을 상대로 좋은 성과를 낸 바 있다. 좌완 상대 타율이 무려 4할1푼6리에 달했다. 김인식 감독의 설명은 일리가 있었다.

김 감독은 “이번에 끝내 명단에서 제외된 김현수나 추신수는 좌타자임에도 좌완에 상대적으로 강했던 선수들이다. 하지만 해당 선수들을 제외한다면 좌완에 강한 좌타 외야수를 찾기 힘들었다. 상황이 이렇다면 좌타 외야수를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어 우타 외야수를 선발하는 것으로 생각을 바꿨다”라고 설명했다.

두산 박건우. 스포츠코리아 제공
여기에 박건우의 수비 포지션 역시 이번 깜짝 발탁의 배경이 됐다. 김인식 감독은 “현재 선발 좌익수로는 최형우가 나설 가능성이 높은데, 경기 후반 그를 대신할 대수비가 필요했다. 따라서 외야 전 포지션이 가능한 박건우가 눈에 들어왔다”라고 답했다.

박건우는 외야 전 포지션을 책임 질 수 있는 선수다. 지난 시즌 박건우는 우익수로는 75경기, 중견수로 24경기, 좌익수로는 55경기에 나선 바 있다. 박건우 역시 지난 10일 “외야 전 포지션 모두 편하다”라고 밝힌 바 있다. 폭 넓은 수비 범위가 이번 발탁에 한 몫을 한 셈.

김인식 감독은 “얼핏 보기에는 삼성의 박해민이 수비를 잘 할 것 같지만, 그는 주로 중견수로 나섰던 선수라 좌익수를 맡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를 것이라 판단했다”며 “좌익수로 많이 나섰던 박건우라면 경기 후반 대수비로 나서는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김인식 감독은 이번 WBC 대회에 박건우를 포함해 무려 7명의 선수(장원준, 이현승, 양의지, 허경민, 김재호, 민병헌, 박건우)를 보내야 하는 두산에 미안함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스프링캠프에서 해당 선수들을 이끌고 훈련을 하며 한 시즌 계획을 수립해야 하는데, 결과적으로 두산에서만 7명이나 차출해 미안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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