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박건우.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국가대표팀의 주전을 꿰차던 팀 동료들을 막연히 동경하기만 했던 두산의 박건우. 그러나 부러움의 시간은 이제 끝났다. 그 역시 대표팀에 극적으로 합류했기 때문.

KBO는 20일 2017 WBC 대회 조직위원회인 WBCI로부터 출전불가 통보를 받은 추신수(35·텍사스 레인저스)를 대신해 박건우를 최종 엔트리에 포함했다. 지난 4일 예비엔트리에 포함돼, 대표팀에 발을 들인지 16일 만에 이뤄진 극적 승격이었다.

지난 10일 두산 선수단 공식 소집일에 만났던 박건우는 WBC 예비엔트리 포함과 관련한 질문에 크게 기뻐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최종 엔트리가 아니었기에, WBC 최종 참가 여부는 불투명했던 상황. 그럼에도 그가 기뻐했던 이유는 자신 역시 대표팀에서 활약하는 소속팀 동료들과 드디어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기 때문.

그 중에서도 박건우가 가장 동경했던 이는 동기이자 절친한 동료인 허경민이었다. 허경민은 지난 2008년 세계 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출전을 시작으로 2010년 대륙간컵, 2011년 야구월드컵 등을 경험한 바 있다. 비록 완벽한 성인 대표팀에 합류하진 못했지만, 나름 화려한 대표팀 경력을 자랑해온 허경민이었다.

특히 박건우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때는 지난 2015년 11월에 열렸던 프리미어 12였다. 지난 2015시즌을 기점으로 두산의 3루를 꿰차며, 일약 스타 대열에 합류한 허경민은 무릎 부상으로 대회 참가가 어려웠던 박석민(NC)을 대신해 최종 엔트리에 포함 됐다.

물론 2015년 들어 기량이 만개했던 탓에 허경민은 꾸준히 대표팀에 승선해왔던 황재균에 밀려 해당 대회에서 많은 기회를 얻지 못했다. 그럼에도 지난 2008년 청소년야구선수권 대회 이후 태극 마크와는 인연이 없었던 박건우의 눈에 허경민은 부러움의 대상이었다.

10일 잠실야구장에서 만났던 박건우는 “박석민을 대신해 프리미어 12에서 동기인 허경민이 최종엔트리에 합류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허경민이 참 부럽다 정도로 생각이 들었는데, 예비엔트리에 포함된 최근 다시 생각해보니 당시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허경민이 참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답했다. 예비엔트리에 드는 일 조차 무척 어려운 일인데, 최종 엔트리에 포함된 동기의 기량이 새삼 대단하다고 느껴졌던 것.

그러나 허경민과 팀 동료들을 향한 동경은 20일을 기점으로 접어도 무방할 듯하다. 그 역시 WBC 대표팀 최종엔트리에 포함됐기 때문. 그것도 베테랑 메이저리거 추신수를 대신하게 됐다. 지난 2015시즌만 하더라도, 백업 외야수였지만 불과 1년 사이에 위상이 크게 높아진 그다.

물론 이 같은 깜짝 발탁에도 불구하고 박건우가 대표팀의 주전 외야수로 뛸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김현수와 추신수가 대표팀에서 빠졌다고 할지라도 이미 대표팀의 외야에는 이용규(한화), 손아섭(롯데), 민병헌(두산), 최형우(KIA)등 KBO리그 정상급 선수들이 포진하고 있기 때문.

다만 박건우가 우타자인데다 준족을 자랑하는 만큼, 경기 상황에 따라 후반부에는 충분히 기용될 여지가 있다. ‘빛나는 조연’ 역할을 맡기에 손색이 없다.

대표팀과 소속팀의 선배인 김현수와 함께 비시즌 훈련을 함께했던 박건우. 비록 김현수는 박건우와 함께할 수는 없지만,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큰 성공을 거뒀던 선배와 함께했던 시간은 그에게 큰 자양분이 됐을 터.

한 시즌간의 반짝 활약 탓에 ‘슈퍼스타’라는 애칭이 무척 창피하다는 박건우. 꾸준한 활약을 통해 당당하게 ‘슈퍼스타’로 불리기를 소망하는 그가 WBC를 통해 꿈을 향한 첫 발걸음을 성공적으로 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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