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인의 직격 야구] 난국의 kt위즈, 야구계-지자체가 나설 때

약 3개월전, kt 김준교 사장이 전폭적인 투자를 선언하며 대형 FA(자유계약선수)와 최상급 외국인 투수 영입을 약속했을 때 구단 분위기는 잔칫집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초상집이다. 김사장의 갑작스런 퇴진으로 약속은 공수표가 돼 버렸고 스프링캠프 출발 보름을 앞둔 16일 현재 대형 FA와 최상급 외국인 투수 영입도 백지화됐다.

내부 FA인 이진영과는 계약 기간 ‘2~3년’을 두고 티격태격 쓸데없는 신경전을 벌였다. 전력보강이 하나도 안된 상태에서 신임 김진욱 감독의 용병술과 리더십에 막무가내로 기대를 걸고 있는 셈이다.

하위팀이 선수 영입에 이처럼 돈을 들이지 않는 사례는 아마 2000년 이후 처음인 것 같다. 4년 1개월전 10구단 kt 위즈 창단을 확정지었던 前 KT 이석채 회장과 염태영 수원시장은 “이럴려고 kt 구단을 만들었나”며 한숨을 푹푹 쉬고 있을 것이다.

올시즌 형편없는 승률에 3년 연속 최하위가 크게 우려되고, 관중은 썰물이 돼 프로야구판의 애물단지가 되는 kt 위즈에 대해 누구든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것이 문제다.

불성실한 경영이지만 개인 기업의 결정이기에 어느 누구도 간섭을 못한다? 그렇지만, 프로야구계에서 최소한의 노력은 기울여야 하지 않을까?

염태영 수원 시장은 야구에 대한 열정이 많고 지역 경제 발전을 위해 야구단 창단을 지원했다. 300억원 가까운 수원 야구장 리모델링 비용을 기꺼이 나라와 수원시 돈으로 충당했고, 펜스 광고권도 무상으로 구단에 줬다.

수원시가 야구단 운영에 간섭을 하진 못하지만, 음양으로 압력을 넣을 수는 있다. 염시장이 KT 황창규 회장을 만나 구단 발전책을 강력하게 요구할수 있지 않을까?

kt 위즈의 연고지는 인구 120만명의 수원이지만, 수원 인근의 분당-판교-성남-용인-동탄-여주 등의 야구팬을 감안하면 300만명의 관할권을 갖게 된다. 야구단의 승패에 100만명 이상이 일희일비(一喜一悲) 할 수 있다는 말이다. 승률과 순위가 높아지면 지역 경제도 덩달아 올라간다. 그렇다면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수수방관 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도 마찬가지이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개천물을 흐린다고, 한 팀이 너무 저조한 승률을 기록해 팬들로부터 외면당하면 전체 흥행에 찬물이 끼얹어진다. kt와 맞붙는 나머지 9개팀의 홈구장 관중석은 시즌 중반부터 썰렁해 지기 마련이다. KBO 구본능 총재가 넋을 잃고 물끄러미 쳐다볼 상황이 전혀 아니다.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는다면 한국 프로야구 수장으로서의 직무유기일수도 있다.

구총재, 남지사, 염시장이 한꺼번에 나설 수는 없지만 개별적으로라도 황창규 회장을 만나 전력보강을 위한 투자를 부탁 혹은 협의하는 게 흥행 뒷걸음질을 막는 대책일수 있다.

아무리 뛰어난 감독이라도 일정 수준의 선수를 확보하지 못하면 성적을 내지 못한다. 승마 선수가 대표적인 사례다. 어릴 때부터 체계적인 훈련을 받지 않은 최유라가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공동)을 딴 것은 아주 우수한 말을 탔기 때문이다.

1년 162경기를 치르는 메이저리그에서 단순히 감독의 능력으로 올릴수 있는 승리가 5~7승에 그친다는 통계도 있다. 불우한 환경의 야구 재능꾼들을 모아 돌풍을 일으킨다는 ‘공포의 외인구단‘은 만화일 뿐이다.

대통령 한사람의 잘못으로 나라가 이 지경이 됐다. 그래서 성난 촛불 민심이 일어섰다. 야구단 구단주 한사람의 잘못으로 프로야구계가 흔들릴 위기에 처했다. 시즌 중후반 형편없는 성적에 kt 위즈 팬들이 들고 일어서는 불행한 사태는 지금부터 막아야 하지 않을까? 야구 칼럼니스트/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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