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리보는 2017 KBO리그]②'구겨진 자존심' 하위 5개팀이 노리는 명예회복

[스포츠한국 김경동 기자] 2016 KBO리그 상위 5개팀은 저마다 강점을 살려 팬들에게 가을야구의 재미를 안겼다. 굳건히 순위를 지켰던 1~3위팀(두산, NC, 넥센), 우여곡절 끝에 가을야구행 티켓을 따냈던 4~5위팀(LG, KIA)은 새해에도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둘 수 있을지 벌써부터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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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두산 : 탄력 받은 왕조, '판타스틱4' 선발진이 이끈다

144경기 93승1무50패(승률 0.650)의 엄청난 시즌 성적과 2연속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두산은 2000년대 초반 현대-후반 SK-2010년대 초반 삼성에 이어 2010년대 후반을 두산 왕조의 시기로 만들려고 한다.

두산은 70승(22패)을 합작한 더스틴 니퍼트(22승 3패)-마이클 보우덴(18승 7패)-장원준(15승 6패)-유희관(15승 6패)의 `판타스틱 4선발진'이 건재한 가운데 그 힘을 받쳐주는 야수진의 탄탄한 수비, 팀타율 2할9푼8리(리그 1위)에 빛나는 무시무시한 타선이 돋보였다.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이원석은 놓쳤지만 불펜 이현승과 유격수 김재호를 각각 3년 27억원, 4년 50억원에 앉히면서 전력 손실도 크지 않다. 여러모로 올시즌의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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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NC : 타자 테임즈·투수 이태양 이탈, 팀 분위기를 잡으려면 지금해야

지난 2011년 창단해 2013년 처음 1군에 등장한 NC. 신생팀답지 않은 저력으로 4시즌간 6위-3위-3위-2위의 성적을 거두며 KBO리그 대표구단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투타 핵심 전력을 잃으면서 좀처럼 없던 위기가 닥친 상황. 상위권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팀 분위기를 다잡을 필요가 있다.

그간 NC의 선전을 논할 때 외국인 타자 에릭 테임즈를 빼놓을 수 없다. 지난 3년간 NC를 넘어 KBO리그 대표 외국인 타자로 활약한 테임즈는 총 390경기에 나와 타율 3할4푼9리 124홈런 382타점 출루율 4할5푼1리를 기록했다.

하지만 이같은 활약을 눈여겨본 밀워키 브루어스가 3년 1500만달러에 그를 영입했다. 리그 최강 '나테이박' 타선의 핵심 멤버가 빠진 만큼 NC의 새 외국인 타자 재비어 스크럭스의 활약 여부가 중요하다.

승부조작을 일으킨 선발 이태양을 잃은 것도 변수다. 작년 데뷔 첫 10승(5패)을 거두며 젊은 토종 선발로서 역할을 해내는 듯 보였지만 사실상 복귀는 힘들게 됐다.

선발 이재학이 승부조작 혐의를 벗은 것은 다행이지만 제대로 선발진 정비를 하지 못한다면 NC 선발진에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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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위 넥센 : '염경엽→장정석' 사령탑 교체, 신의 한 수 혹은 자충수?

최근 4년간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던 넥센(4위-2위-4위-3위). 그 상승세를 이끌었던 염경엽 전 감독의 공백을 채우는 것이 넥센의 주요 과제중 하나가 될 것이다.

넥센은 타 구단처럼 많은 돈을 투자할 수 있는 구단이 아니다. 때문에 기존 선수를 최대한 성장시키는 것이 중요한 팀이다.

이에 맞춰 유격수 강정호, 1루수 박병호, 2루수 서건창 등을 비롯해 투수 한현희, 조상우 등 많은 재원들이 활약을 펼친 것이 넥센의 저력이었다. 지난해에도 선발 신재영, 마무리 김세현 등 새로운 얼굴들이 팀의 상승세를 책임졌다.

이제 중추적인 역할을 넥센은 장 신임 감독에게 맡겼다. 염 전 감독의 부임 때도 그랬지만 팬들은 예상치 못한 인물의 등장에 고개를 갸웃거린 것이 사실이다. 이 선택이 신의 한 수가 될 지 자충수가 될 지는 넥센 프런트와 장 신임 감독의 호흡에 달려있다.

왼쪽부터 투수 차우찬, 데이비드 허프, 외야수 채은성. 스포츠코리아 제공
▶4위 LG : 차우찬 영입·외인 단속·젊은 야수들의 성장까지. 조건은 다 갖췄다

후반기 치열했던 중위권 혈투를 펼친 끝에 가을야구 티켓을 따낸 LG. 힘들게 올라온 만큼 포스트시즌에서 명승부를 펼치며 팬들을 만족시켰다. 뜨거웠던 승리에 대한 갈망은 FA시장에서의 적극적인 행보로 이어졌다.

LG는 지난 14일 FA 선발 대어 중 한 명으로 꼽힌 차우찬과 4년 95억원에 계약을 맺으며 선발진 강화에 성공했다. 불펜 경험도 풍부한 만큼(217경기) 전천후 투수로 나올 수 있으며 잠실구장 성적도 5경기 3승 무패 평균자책점 2.19로 좋았기에 충분히 영입 효과를 기대해볼만 하다.

선발진의 축으로 활약한 두 명의 외인투수, 데이비드 허프와 헨리 소사를 일찌감치 잡은 것도 호재다. 허프는 13경기에서 7승2패, 평균자책점 3.19를 기록했으며 소사는 33경기에 나와 10승9패 평균자책점 5.16을 올렸다. 동시에 LG 3루를 굳건히 지켰던 타자 루이스 히메네스마저 잡아내며 일찌감치 외인 단속을 끝마쳤다.

거기에 가능성을 보인 외야수 채은성, 이천웅에 내야수 양석환, 포수 유강남 등의 활약이 이어진다면 더 큰 도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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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위 KIA : 양현종 잔류·최형우 영입 성공, 희소식 많지만 외인·윤석민이 변수

FA시장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팀 중 하나인 KIA. 야수 최대어인 외야수 최형우를 4년 100억원에 영입하더니 선발 에이스 양현종을 1년 22억5000만원에 잔류시키는 데 성공, 팬들에게 낭보를 연달아 들려줬다.

하지만 외인 3명이 변수가 될 수 있다. 지난해 31경기 15승 5패 평균자책점 3.40의 훌륭한 성적을 거둔 선발 헥터 노에시는 잔류시켰지만 10승(13패) 선발 지크 스프루일과 3년간 활약한 타자 브렛 필을 각각 투수 팻 딘과 버나디나로 교체하는 강수를 뒀다. 새 얼굴의 외인들이 어떤 활약을 보이냐에 따라 KIA의 2017시즌 성적은 많이 달라질 것이다.

윤석민의 부활 여부도 변수다. 2010년대 초반까지 김광현·류현진과 함께 KBO 대표선발 3인으로 꼽혔지만 2015년 4년 90억원 계약을 맺은 뒤 2년간 주로 불펜으로 나서 67경기(101이닝) 등판에 그쳤다. 만약 팀의 주축 선발이었던 윤석민이 부활한다면 남부러울 것 없는 선발진을 보유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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