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서건창.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통산 3번째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넥센의 서건창(27)이 2016년 연봉 삭감의 아픔을 딛고, 2017년에는 연봉 수직상승의 기쁨을 맛볼 수 있을까.

넥센은 지난 21일 채태인을 포함한 야수 22명과 2017시즌 연봉협상을 마쳤다. 앞서 지난 6일에는 신재영과, 20일에는 김세현을 포함한 투수 25명과의 연봉 협상을 매듭지었던 넥센은 이로써 2017년 연봉 계약 대상자 52명 가운데 총 48명의 선수들과 연봉협상을 마무리했다.

하지만 넥센의 모든 선수들이 연봉 협상을 마무리 한 것은 아니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총 4명의 선수들이 연봉 협상을 마치지 못한 것. 서건창, 고종욱, 김민성, 김상수가 바로 그 주인공들.

네 선수의 공통점은 모두 넥센에 없어서는 안 될 핵심 선수들이라는 점이다. 네 선수 모두 올시즌 뛰어난 활약을 펼쳤기에 사실상 연봉 수직 상승이 유력한데, 충분한 시간을 두고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넥센의 의도가 담겼다고 평가할 수 있다.

실제로 지난해에도 넥센은 팀의 핵심 선수였던 서건창, 김민성의 2016년 연봉 협상을 가장 마지막으로 매듭지은 바 있다. 당시 두 선수는 2015년 12월 23일에 연봉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물론 네 선수 모두 올시즌 뛰어난 성적을 기록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단연 2016 2루수 부문 골든글러브 수상자인 서건창이다.

서건창은 지난해 연봉협상에서 아픔을 겪었다. 그는 85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9푼5리(312타수 93안타) 3홈런, 37타점, 52득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부상을 당한 탓에 한 시즌을 온전히 책임지지 못했던 것이 뼈아팠다.

결국 2015년 3억원의 연봉을 받았던 서건창은 4000만원(13.3%)이 삭감된 2억 6000만원에 2016년 연봉을 체결한 바 있다. 지난 2012년 이후, 매 년 연봉 수직 상승을 경험했던 서건창 입장에서는 첫 삭감이 아쉬움으로 남을 수밖에 없었다.

2016년 연봉 계약 체결 직후 서건창은 “부상 때문에 아쉬운 시즌을 보냈다”며 “그러나 주장으로 맞는 첫 해인 2016시즌 팀을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연봉 삭감의 아픔을 맞았던 서건창의 다짐은 공허한 메아리에 그치지 않았다. 그는 140경기에 나서 타율 3할2푼5리, 7홈런, 63타점, 111득점, 26도루를 기록했다. 한화 김태균을 제치고 올시즌 KBO리그 내야수들 중 멀티히트 1위(61차례)를 기록한 것은 물론 출루율은 4할6리에 달했다.

이제는 선수 평가의 일반적인 지표로 자리 잡은 WAR(대체선수대비 승리 기여도)에서도 서건창은 뛰어난 모습을 보였다. 4.46의 WAR를 기록한 것. 이는 리그 득점 1위 기록 보유자 이자 골든글러브 2루수 부문 경쟁자였던 한화 정근우(4.37)보다도 높은 기록. ‘20(홈런)-20(도루)’에 성공한 팀 동료 김하성 역시 3.81로 WAR에서는 서건창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활약은 생애 세 번째 골든글러브로 이어졌다. 지난해의 아픔을 지우고자 했던 서건창의 노력은 연봉 수직 상승이라는 달콤한 열매로 보상받을 전망.

관건은 인상 폭이 될 전망. 서건창이 가장 큰 폭의 연봉 상승을 경험했던 때는 지난 2015년 연봉 계약이었다. 2014년 9300만원에서 2015년 3억원으로 무려 2억원 이상 상승한 것. 그러나 2015년의 수직 상승은 기대하기 힘들 전망.

2014시즌 당시 서건창은 128경기에 나서 타율 3할7푼, 7홈런, 67타점을 기록했다. 해당 시즌 서건창은 201안타를 때려내며, 기존의 한 시즌 최다 안타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서건창이 올시즌 부활에 성공했던 것은 분명 사실이나, 2014년의 자신에는 미치지 못하는 것이 사실. 2015년의 연봉인 3억원 수준의 연봉을 받게 될 것은 분명해 보이는데, 3억원을 훌쩍 넘어 4억원 이상의 연봉까지 보장받게 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연봉 상승은 유력하나 서건창의 연봉계약 체결 시점은 해를 넘길 전망이다. 넥센이 지난 21일 종무식을 했기 때문. 다만 연봉고과에서 상위권에 해당하는 선수들에게 매 시즌 합당한 규모의 연봉 상승을 약속했던 넥센의 전례를 생각해본다면,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은 거의 없어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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