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발의될 개헌 이슈중 하나가 대통령과 국회의원 선거를 같은 해에 치르는 것이다. 엄청난 절차와 후유증이 따르는 대통령후보 선출과 선거, 국회의원 공천과 선거를 2~3년 엇박자로 치르는 현 제도하에서는 큰 혼란과 비효율이 늘 빚어질 수밖에 없다.

만약 대통령 임기를 4년 중임으로 바꾸면 대통령과 국회의원을 몇 개월 사이에 같이 뽑아 국정혼란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현재의 대통령 5년 단임-국회의원 4년제로는 20년에 한번씩 동시 선거를 치르게 된다.

프로야구에서는 구단 사장과 감독의 계약기간이 동시에 종료되면 정치판과 달리 오히려 혼란이 온다. 구단 운영의 연속성을 유지하기 힘든 탓이다. 구단 사장은 그룹 사장단 인사와 맞물리고, 감독은 성적에 따라 교체내지 경질되므로 프로야구 출범후 이제까지 ‘투톱’의 임기는 뚜렷한 원칙없이 이뤄지고 있다.

올 2월 취임한 kt 위즈 김준교 사장이 지난달 30일 건강상 이유로 사퇴했다. 2년 연속 10위에 그친 kt는 스토브리그 동안 외국인 선수, FA(자유계약선수) 영입 등 선수단 보강에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나 사장의 갑작스런 퇴진으로 인해 엄청난 업무 공백이 생겼다. 새 사장 선임은 다음주 있을 kt그룹 임원 인사에서 있을 예정이나 사장이 취임하더라도 구단 업무파악에 2~3개월이 걸리는 걸 감안하면 ‘탈꼴찌 시동’에 급브레이크가 걸린 셈이다. 감독과 야구단장도 취임 2개월이 안돼 ‘선수단 수습’은 더욱 힘들어 보인다.

kt가 김준교 사장의 전격적인 사임으로 내년 탈꼴찌 목표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김진욱 감독 취임식에서 김감독과 악수를 나누고 있는 김사장(오른쪽).
kt위즈는 인사(人事)에 있어 근본적으로 문제가 많은 팀이다. 다른 9개팀과 달리 구단주인 회장이 오너가 아니기 때문이다.

회장은 3년 임기에 연임이 가능하지만 정권이 바뀌면 교체되기 마련이다. 인사권을 청와대에서 쥐고 있는 탓이다. 그래서 구단주(회장)-사장-감독의 임기가 묘하게 물리게 된다.

현 상황을 살펴보자. 연임을 노렸던 황창규 회장은 임기 만료되는 내년 3월이면 물러나는 게 거의 확실시 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의 불똥을 맞았기 때문이다. 만약 내년 4월에 취임하는 새 회장이 자신이 신임하는 사람으로 사장을 교체하면 구단은 또다시 혼란을 겪게 된다.

황창규 회장이 2014년 1월 취임 직후 야구단 사장을 교체한 사례에서 보듯 kt 그룹에서는 ‘전임회장 색깔지우기’가 관례처럼 돼 있다. 만 3년이 안되는 시기에 4명의 사장을 맞아 조직력이 흔들리고 있는 kt위즈 직원들에게는 중위권 도약 등 비전 제시는 ‘언감생심’이다.

더 문제는 이 난국을 풀 해결책이 없다는 것이다. 일단 kt그룹 사장단 인사를 외부에서 개입하기가 쉽지 않다. 또 kt위즈가 3연속 최하위에 머문다면 프로야구 흥행에 찬물을 끼얹는 셈이지만, 한국야구위원회 총재가 kt 구단주에게 구단 사장의 안정적인 임기 보장을 요청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이래저래 kt위즈는 프로야구판의 애물단지가 되는 모양새다. 내년 시즌 새 사장의 빠르고 정확한 업무 파악, 신임 김진욱감독의 뛰어난 용병술과 지략, 선수들의 대분발이 연쇄 폭발을 일으킨다면 대이변을 기대할수는 있지만-. 야구 칼럼니스트/前 스포츠조선 야구大기자 si800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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