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삼성과 계약을 체결한 외국인 투수 앤서니 레나도. ⓒAFPBBNews = News1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삼성이 상대적으로 거금을 투자해 외국인 투수를 영입했다. 바로 앤서니 레나도(27)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삼성은 23일 2017시즌 새로운 외국인투수인 앤서니 레나도와 계약을 체결했다. 레나도는 계약금 10만 달러, 연봉 95만 달러 등 총액 105만 달러(약 12억3000만원)의 조건에 사인했다.

지난 시즌을 앞두고 영입한 외국인 투수 듀오, 웹스터와 벨레스터의 계약금 총액이 도합 135만 달러(웹스터 85만 달러, 벨레스터 50만 달러)였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한 선수에게만 105만 달러를 투자한 삼성의 행보는 분명 지난 시즌과 다르다.

상당히 공격적인 투자는 아니었지만, 중량감 있는 선수를 영입하며 실패 확률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이는 레나도 영입이다.

그럼에도 레나도는 한국 팬들에게 다소 생경한 존재. 그러나 자세히 살펴본다면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는 선수임은 분명하다.

보도자료를 통해서도 익히 알려진 사실이지만 레나도는 지난 2010년 메이저리그의 보스턴 레드삭스로부터 1라운드(전체 39순위)지명을 받은 바 있다.

보스턴의 높은 관심은 루이지애나 주립 대학시절에 보여줬던 좋은 모습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자신의 마지막 아마추어 시즌이던 2010년, 레나도는 NCAA 디비전 1에서 15경기(선발 11경기)에 등판해 5승2패, 7.32의 평균자책점으로 다소 부진했다. 그러나 2009년이던 대학교 2학년 당시 19차례 선발 등판해, 124.1이닝을 책임지며 12승3패, 3.04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특히 주목할 만한 부분은 이 기간 그가 기록한 탈삼진이 무려 159개에 달했다는 점이다. 이 기록은 2009년 당시 NCAA 디비전 1 탈삼진 부문 1위에 해당하는 기록이었다. 아마추어 레벨에서는 충분히 가능성을 엿보인 셈.

프로 데뷔 이후 마이너리그에서는 통산 124경기(선발 123경기) 동안 49승30패, 평균자책점 3.61의 성적을 남겼다. 마이너리그 통산 WHIP는 1.25를 기록했다. 메이저리그 통산 기록은 20경기(선발 14경기) 5승5패, 7.01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다.

삼성이 그의 영입을 알리면서 소개했듯 레나도의 주무기는 단연 패스트볼이다. 레나도가 구사하는 패스트볼의 평균 구속은 145~146km 최고 구속은 150km 수준. 마이너리그가 아닌 메이저리그 등판 경기 기준으로 레나도의 최근 3시즌 패스트볼 구사율은 61%였다.

그러나 높은 의존도에 비해 패스트볼의 제구, 즉 효율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같은 기간 패스트볼을 구사했을 때의 볼넷 비율은 13.4%인데, 삼진 비율은 9.8%에 불과하다. 주무기가 미국에서는 제대로 먹혀들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 오히려 2,3번째 무기로 꼽히는 커브 혹은 체인지업의 성과가 나았다.

이런 탓에 레나도를 바라보는 미국 현지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미국 야구 통계 전문 웹사이트 팬그래프스닷컴은 지난 2015시즌을 앞두고 그를 소개하며 “지난 2014시즌 메이저리그에서 30이닝 이상을 책임진 선수들 가운데 삼진 비율 보다 볼넷 비율이 높았던 2명의 선수 중 한 명이었는데, 땅볼 유도에 능한 투수도 아닐뿐더러 강속구 투수 역시 아니다”며 “체인지 업 역시 밋밋하며, 구속 역시 평범한 수준이다”라고 혹평을 가한 바 있다.

물론 2015시즌을 앞두고 작성됐던 프로필이기에 그가 지금까지도 이러한 문제점을 안고 있을지는 미지수다.

실제로 올시즌에는 패스트볼의 효율이 나아진 모습. 여전히 패스트볼의 볼넷 비율(15.7%)이 삼진 비율(12%)보다 높았지만, 피안타율(0.246)과 피장타율(0.493)은 최근 3시즌 가운데 가장 낮았다. 게다가 미국에서의 혹평이 반드시 한국에서의 실패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기에, 기대를 벌써부터 접기에는 이르다.

지난 시즌 삼성의 외국인 투수 앨런 웹스터와 미국에서 한솥밥을 먹었다는 점 역시 흥미로운 부분. 웹스터와 레나도는 지난 2013년부터 2014년까지 보스턴 산하 트리플 A 구단인 포터컷 레드 삭스에서 함께 선수생활을 했다.

다만 두 선수간의 희비는 엇갈렸다. 지난 2013년 8승(4패)을 거두며 현지로부터 상당한 기대를 모았던 웹스터는 지난 2014년에는 페이스가 다소 하락했지만, 레나도는 그와 반대였다. 지난 2013년에는 더블 A까지 내려가는 굴욕도 겪었지만 지난 2014년에는 14승(4패)을 거둘 정도로 반전에 성공했던 것. 한국 무대에서의 희비 역시 엇갈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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