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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너무나도 뼈아픈 실책성 플레이였다. NC 김성욱(23)이 압박감을 털어내고 2차전에서 다시 일어설 수 있을까.

NC는 지난 2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2016 KBO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연장 11말 오재일에게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내주며 0-1로 패했다. 이로써 NC는 역대 1차전 승리팀의 한국시리즈 우승 확률 75%를 두산에게 내주며 불리한 상황에 놓였다.

경기력과 분위기로만 놓고 보면 1차전은 NC가 끌려간 경기를 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선발 스튜어트의 6이닝 무실점 호투 및 야수들의 집중력 있는 호수비를 통해 몇 차례 위기를 극복하고 연장 10회까지는 팽팽한 0의 균형을 이룬 것 역시 사실이다.

다만 NC는 연장 11회말이 너무나도 아쉬웠다. 두산 선두타자 허경민이 중전 안타로 출루한 가운데 김재호의 타구가 평범한 외야 플라이에 그치는 듯 했지만 중견수 김성욱이 공을 놓치면서 1사 1루가 됐어야 했던 상황이 무사 1, 2루 위기로 뒤바뀌었다. 결국 박건우의 좌익수 플라이 때 주자들이 진루했고, 오재원의 고의4구 출루 이후 오재일이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기록하면서 승리의 여신이 두산의 손을 들어줬다.

조명탑 불빛에 공이 겹쳤기 때문에 김성욱으로서도 어쩔 수 없는 일이었지만 본인의 실책성 플레이 하나가 10회까지 잘 버텨오며 단 한 번의 기회를 노려왔던 팀을 한순간의 패배로 몰아넣었기 때문에 그 충격과 여파는 다음 경기에서도 계속해서 이어질 수 있다.

수비 뿐 아니라 김성욱은 10회초 1사 3루의 결정적인 기회에서도 아쉬움을 삼켰다. 3루수 방면에 강습 타구를 잘 때려냈으나 허경민의 호수비 속에 귀루하지 못한 3루 대주자 김종호가 허무하게 런다운에 걸려 결국 선취점을 뽑을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놓쳤기 때문. 본인의 탓으로만 볼 수 없는 일이지만 공수에서 나란히 나온 이 장면들이 김성욱에게는 너무나도 무거운 짐이 될 수밖에 없다.

1차전을 마친 뒤 김경문 감독은 “예전에도 어린 선수들은 아쉬운 실수들이 나올 때가 있었다. 빨리 잊고 내일 경기 준비했으면 좋겠다”고 운을 뗀 뒤 인터뷰 말미에 다시 한 번 “진 경기를 빨리 잊어야 한다. 아쉬움을 잊고 2차전 준비를 잘 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충격을 씻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반드시 훌훌 털어내야 다음 경기에 지장이 없기 때문에 무려 3차례에 걸쳐 ‘잊어야 한다’는 말을 강조했다.

여기에는 김성욱 뿐 아니라 안타 이후 2루까지 내달리다 태그 아웃된 박민우, 11회초 1사 1, 2루에서 병살타에 머문 나성범, 스튜어트의 공을 두 차례나 빠뜨린 김태군, 이 밖에도 두산 마운드 앞에서 꽁꽁 얼어붙었던 타자들까지 자책감을 느낄 선수단 전체를 향한 당부가 묻어나 있었지만 특히 큰 경기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젊은 선수들에 대한 우려가 진하게 배어있었다.

김성욱으로서는 전날의 아쉬웠던 플레이를 모두 잊고 기분 좋았던 일들을 떠올리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미 NC는 김성욱의 플레이오프 4차전 결정적인 홈런을 통해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을 수 있었다. 당시 1-1로 맞선 7회 박석민의 솔로 홈런이 터지기는 했지만 1점 차 리드는 여전히 안심할 수 없었고, 실제 LG 역시 경기 막판 2점을 더 뽑았다. 하지만 이에 앞서 김성욱이 좌월 투런포를 폭발시키면서 승부에 쐐기를 박았고, 김경문 감독 역시 이같은 활약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운 바 있다.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김 감독은 “(김)성욱이가 요즘 괜찮다. 4차전에서 큰 기대를 하지 않았지만 홈런이 나온 것이 결정적이었다. 무드가 좋기 때문에 그 분위기를 몰아서 이번에도 좋은 활약을 펼쳐줬으면 좋겠다”는 언급을 남겼다. 이같은 감독의 믿음을 기억해야 한다.

또한 김성욱은 정규시즌 두산과의 맞대결에서 타율 3할4리 5홈런 10타점을 폭발시키며 가장 강력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아직 1차전의 아쉬움을 만회할 기회는 김성욱에게 충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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