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김재환.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올시즌 두산의 최대 히트작으로 평가받는 김재환(28). 사실상 개인 첫 포스트시즌 무대라는 부담감을 떨쳐내 정규시즌의 활약을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갈 수 있을까.

2016 정규리그 1위 두산은 29일 잠실구장에서 NC와 대망의 2016 KBO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두고 있다. 두산의 한국시리즈 엔트리는 28일 오후에 공개되지만, 이 엔트리에 정규시즌 내내 맹활약을 펼쳤던 김재환이 제외될 일은 만무하다. 무조건 포함 될 핵심 전력이다.

올시즌 두산의 최대 수확 중 하나는 확실한 우타 거포를 찾았다는 부분이다. 역시 김재환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올시즌 134경기에 나서 타율 3할2푼5리(492타수 160안타), 37홈런, 124타점을 기록했다. 여기에 득점권 타율은 3할1푼3리에 달했다. 올시즌을 제외한 지난 5시즌 간의 통산 안타가 80안타에 불과했던 선수가 말 그대로 리그 정상급 거포로 환골탈태한 것.

정규리그의 모습은 분명 흠잡을 데 없이 좋았다. 그러나 아직 시즌은 끝나지 않았다. 한 해 농사의 가장 중요한 시기인 한국시리즈가 남아있기 때문. 문제는 한국시리즈가 한국 야구계의 가장 큰 축제이기도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마냥 축제가 아니라는 점이다. 부담감이 정규시즌에 비해 몇 곱절은 더욱 가중되는 무대다.

특히 김재환은 이번 한국시리즈가 사실상 첫 포스트시즌이라는 점에서, 엄청난 부담감을 이겨내고 제 기량을 발휘해야한다는 과제를 떠안고 있다.

김재환은 지난 2012년 준플레이오프를 통해 포스트시즌 데뷔에 성공했지만 그가 이 시리즈에서 책임진 타석은 단 한 타석 뿐 이다. 안타 없이 마감 했는데 단순히 안타 하나에 실패했던 기억이 아니다. 생각 이상으로 뼈아픈 범타였다.

2012년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5-8로 끌려가던 10회말 2사 1루에서 임재철(은퇴)을 대신해 대타로 타석에 들어선 바 있다. 하지만 정대현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7구째 승부 끝에 김재환은 결국 중견수 플라이로 돌아섰다. 그렇게 팀의 패배가 기록되는 순간이었다.

패배의 기억 이후, 4년간 김재환은 포스트시즌 무대를 밟지 못했다. 그동안 기대 이하였던 성적을 고려한다면 당연한 수순이었다.

하지만 2016시즌은 다르다. 어엿한 두산의 주전 4번 타자로 성장한 만큼, 뚜렷한 부상이 없다면 김재환은 첫 풀타임 포스트시즌을 맞이할 것이 확실시 된다. 두산 역시 그에게 거는 기대가 무척 크다.

분명 2012년의 김재환과 2016년의 김재환은 다르기에, 일정 수준 이상의 활약이 예상되나 다소 우려가 되는 지점은 정규리그 마지막 10경기에서 타격감이 썩 좋지 못 했다는 부분이다.

정규리그 마지막 10경기에서 김재환은 타율 1할5푼4리(39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을 기록하는 데 그쳤다. 일본 미야자키 미니캠프와 청백전은 물론 휴식기 동안의 훈련을 통해, 그가 어느 정도 수준까지 타격감을 끌어올렸는지가 관건이다.

포스트시즌에서 4번 타자는 승패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다. 숱한 포스트시즌을 통해 4번 타자가 빛을 발하지 못해 무너진 팀들을 여럿 찾아 볼 수 있었다. 크게 거슬러 올라갈 필요도 없이, 이번 포스트시즌 역시 마찬가지였다. 플레이오프에서 NC에게 시리즈 전적 1승3패로 무너진 LG 역시 결정적 상황에서 매번 침묵을 지킨 4번 타자 히메네스의 부진이 너무도 뼈아팠다. 한국시리즈에서 역시 NC를 상대하는 김재환이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부분이다.

과연 두산은 NC를 꺾고 그토록 바라던 한국시리즈 2연패에 성공할 수 있을까. 우승의 성패는 포스트시즌을 첫 경험하는 김재환의 방망이에 달려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