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이제 가을 야구의 최종무대인 한국시리즈만 남았다. 두산과 NC 가운데 마지막에 웃을 팀은 과연 어디일까.

두산과 NC는 오는 29일부터 2016 KBO 한국시리즈 일정에 본격 돌입한다.

두산은 정규시즌 역대 최다인 93승을 기록하며 당당히 한국시리즈에 직행했다. 지난해 우승을 또 한 번 재현하며 진정한 왕조 체제 구축을 알릴 시점이다. NC는 플레이오프에서 LG를 3승1패로 꺾고 창단 이후 처음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게 됐다. 하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두산에게 지난해 플레이오프 탈락에 대한 복수극을 펼쳐 짜릿한 우승을 거머쥐겠다는 각오다.

오는 28일 열릴 예정인 미디어데이를 통해 양 팀의 엔트리를 확인할 수 있지만 벌써부터 두산과 NC가 전력을 어떻게 구성한 채로 한국시리즈에 임할지 야구 팬들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선발 로테이션이 어떻게 꾸려지느냐는 한국시리즈 향방에도 상당히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초미의 관심사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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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산, 판타스틱4 등판 순서는?

두산의 경우 한국시리즈에 나설 선발이 이미 정해진 상태다. 니퍼트(22승3패 평균자책점 2.95)-보우덴(18승7패 평균자책점 3.80)-장원준(15승6패 평균자책점 3.32)-유희관(15승6패 평균자책점 4.41)으로 연결되는 판타스틱4가 무려 70승을 합작한 가운데 다승 1~4위를 독식했기 때문에 한국시리즈에서도 이들의 활약을 굳게 믿고 있다.

김태형 감독에 따르면 두산은 니퍼트-장원준-보우덴-유희관 순서로 로테이션을 돌릴 계획이다. 우-좌-우-좌완 순서의 배열이라고 볼 수 있으며, 5~7차전 일정까지 감안할 경우 가장 무난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외국인 한 시즌 역대 최다승 타이 기록을 세운 니퍼트의 경우 부동의 1선발이다. 니퍼트는 1차전이 열리는 잠실에서만 올시즌 13승1패 평균자책점 1.89로 더욱 강력한 모습을 나타냈으며, NC와의 맞대결에서도 3전 전승 평균자책점 2.70으로 호투했다. 특히 니퍼트는 지난해 플레이오프에서도 NC를 상대로 1차전 완봉승, 4차전 7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며 두산이 한국시리즈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2차전부터는 상황에 따라 로테이션이 변경될 가능성도 있다. 김태형 감독의 구상처럼 장원준이 그대로 마운드에 설 수도 있지만 올시즌 전반적인 성적 뿐 아니라 NC와의 맞대결에서도 보우덴(2승1패 평균자책점 1.17)이 장원준(2승1패 평균자책점 2승1패 평균자책점 3.80)보다 강력한 모습을 나타낸 것이 사실이다. NC가 2, 6차전에 해커를 투입시킬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두산이 만약 1차전에서 덜미를 잡힌다면 2차전 선발을 보우덴에게 맡길 여지가 있다.

또한 2, 6차전이 모두 잠실 홈경기라는 점도 고려 대상이 될 수 있다. 유희관의 경우 홈에서 8승1패 평균자책점 3.11, 원정에서 7승5패 평균자책점 5.30으로 홈/원정에 따른 성적 차가 상당히 심했다. 오히려 장원준의 경우 원정(9승3패 평균자책점 2.84)에서 더욱 두각을 나타낸 편이다. 물론 확률은 극히 희박하지만 선수의 단순 기량이 아닌 활용도를 중시한다면 2차전에 유희관이 깜짝 등판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이 경우 유희관이 해커와 1승1패만 주고받아도 대성공이며, 보우덴과 장원준이 NC 토종 선발진에게 전력상 앞서 있을 뿐 아니라 최후의 7차전에서 1+1 카드로도 활용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유희관의 NC전 성적이 판타스틱4 가운데서는 가장 떨어지는 편이기 때문에 앞서 언급했듯 가능성이 크지 않은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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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인 원투 펀치는 OK, 관건은 토종 선발진

두산이 로테이션의 순번에서 경우의 수 정도를 계산하고 있다면 NC의 경우 4인 로테이션 가동 여부에 대한 좀 더 근본적인 고민이 시작됐다.

김경문 감독은 한국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은 뒤 “이제는 3선발로 안 된다. 4선발을 쓸 것이다. 우리 팀에도 새로운 카드, 두산에게 맞는 선발을 찾아야 한다. 장현식이 이번에도 선발진에 합류할 수는 있지만 어쨌거나 4명으로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7전4선승제에서 3선발 체제를 가져갈 경우 1차전 선발이 총 3차례 마운드에 설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3일 휴식만을 취한 채 등판하기 때문에 체력적인 면에서 위험 부담이 너무 크다. 자칫 불펜에게까지 피로도가 전달될 수 있기 때문에 내주는 경기가 있더라도 4인 로테이션을 꾸려 보다 확실한 휴식을 취한 1, 2선발 쪽에서 승부수를 던지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우선 1, 2차전은 스튜어트와 해커가 이변이 없는 이상 등판할 전망이다. 시리즈를 3차전에서 매듭짓지 못해 해커가 4차전에도 등판해야 했지만 상황이 크게 나쁘지는 않다. 스튜어트가 플레이오프 2차전 이후 6일 간의 충분한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고, 해커도 2차전에서 투입된다면 4일 휴식 후 등판이기 때문에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 두 선수 모두 정규시즌에 이어 플레이오프에서도 믿을만한 활약을 펼쳤기 때문에 NC 타선이 두산 1, 2선발을 공략해줄 수만 있다면 충분히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 있다.

다만 토종 선발을 누구로 배치할지에 대해서는 김경문 감독 역시 고민이 많다. 플레이오프에서 3선발로 나섰던 장현식이 정규시즌 막판 기세를 전혀 이어가지 못한 채 제구 난조를 드러냈기 때문에 김 감독이 또 한 번의 믿음을 드러내느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또한 플레이오프에서 불펜으로 투입됐던 최금강 역시 한국시리즈에서는 3선발로 투입될 수 있는 가장 유력한 자원이며, 구창모, 배재환 카드를 꺼내볼 수도 있다. 배재환과 구창모의 경우 김 감독이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서도 장현식과 함께 이재학의 빈 자리를 채워줄 자원으로 직접 언급했던 투수들이다.

승부 조작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이재학이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될지 여부에도 초미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NC는 이재학에 대해 플레이오프 엔트리 제외 결정을 내렸지만 포스트시즌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다. 이는 한국시리즈 엔트리 마감 시점인 28일 오후 이전에 수사 결과가 발표되고 결백이 입증된다면 이재학을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포함시키는 여지를 둔 것으로 봐야 한다.

이재학이 엔트리에 합류할 경우 NC도 경쟁력 있는 3선발을 확보하게 되며, 4차전에서 선발 후보들과 불펜진까지 총 동원한다면 두산의 판타스틱4에 충분히 대항할 전력을 꾸릴 수 있다. NC가 바라고 있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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