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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 역시 큰 경기에서 승패를 결정하는 것은 홈런이다. LG는 꺼낼 수 있는 최고의 카드를 투입했지만 결국 졌다. 그렇게 LG의 길었던 2016년 가을도 끝이 났다.

LG는 25일 잠실에서 열린 NC와의 2016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중간투수로 나온 허프의 2피홈런 3실점 피칭과 타선의 난조가 겹치며 3-8로 패했다.

팀 타선이 6회까지 수 차례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냈지만 고작 1점을 뽑아내는데 그쳤다. 그렇게 7회, 허프가 상대 박석민과 김성욱에게 연달아 홈런을 내주며 모두 4점째를 내줬다.

식어버린 LG의 타격은 마지막까지 살아나지 못했다. 그렇게 NC에게 8회와 9회에 추가로 점수를 헌납하며 LG는 3-8로 패했다.

올 시즌, LG는 9위에서 허덕이며 다시 한번 위기의 시즌을 맞이하는 듯 했다. 그러나 후반기부터 연승을 거듭했고 리빌딩 과정에 있던 젊은 선수들의 잠재력이 만개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경쟁팀을 물리치고 리그 4위로 정규시즌을 끝내면서 지난 2014시즌 이후, 2년 만에 다시 가을야구에 나서게 됐다.

5위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은 말 그대로 올 시즌 KBO리그 최고의 열전이라고 봐도 무방했다. 1차전에서 허프가 무너지며 패했다.

하지만 2차전에서 팽팽한 투수전 끝에 김용의의 끝내기 적시타로 짜릿한 끝내기 역전승을 거뒀다. 어느 팀이 이겨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에서 LG는 뒷심을 발휘했고 승리를 따냈다.

벼랑 끝 승부에서 KIA를 잡아내면서 LG는 자신감을 찾았다. 그리고 3위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7-0, 완승을 거두며 고척돔에서 환하게 웃었다.

2차전은 패했지만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3차전에서 유강남의 짜릿한 홈런으로 LG는 앞서가기 시작했고 사기가 떨어진 넥센을 4차전에서 잡아내며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지난 2013년부터 최근 4년간 3번이나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된 LG였다. 하지만 마산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히메네스와 정상호의 홈런포로 앞서가는 듯 했다.

그러나 마무리 임정우의 변화구 승부가 먹히지 않으며 역전패를 당했고 이어 열린 2차전에서도 허프가 박석민에게 당하며 아쉽게 2패를 당했다.

잠실에서 열린 3차전에서는 최악의 졸전을 보여주기도 했다. 타격이 너무나 식어버렸던 LG였다. 하지만 연장 11회말, LG는 간산히 승리를 거두며 승부를 4차전까지 끌고왔다.

하지만 4차전에서 선발 우규민에 이어 이틀 쉬고 등판한 허프가 상대 박석민과 김성욱에게 연달아 홈런을 허용하며 LG는 끝내 고개를 숙였다.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한 LG였다. 양상문 감독은 매 경기가 승부처, 매 경기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임했다.

선수들 역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다. 그렇게 LG는 모두 10번의 가을야구를 치르면서 올 시즌, 진정한 가을야구의 승자가 됐다.

비록 지난 2002년 이후, 간만에 찾아온 한국시리즈 도전은 물거품이 됐지만 LG는 충분히 할만큼 했다. LG 팬들은 유광점퍼를 입고 가을에 10경기를 치러준 선수들에게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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