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프로야구계는 포스트시즌의 열기에 푹 파묻혀 있지만 한화 사령탑 거취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올 시즌이 끝난 뒤 선수들의 교육리그 참가와 마무리훈련 지휘 등 정상적인 팀 운영을 이끌어오는 김성근 감독의 유임설에 살며시 역풍이 불고 있기 때문.

한화 김승연회장의 ‘안테나’ 역할을 하고 있는 그룹 커뮤니케이션실의 책임자가 최근 야구 담당 기자 등 야구 전문가들을 상대로 김감독의 거취에 관한 여론 탐문을 벌이고 있어 `혹시 해임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시즌 종료후 불과 20일, 한화 구단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2년전 김성근감독을 전격 영입한 이는 바로 김승연회장이다. 이 때문에 김성근감독이 재임 2년 기간 동안 성적이 곤두박질치고 팀은 ‘부상 병동’이 되다시피 했지만, 구단 고위층은 물론 그룹내 어느 누구도 ‘지엄하신 회장님’에게 감독 교체를 건의할 수 없다.

그런데 어떻게 회장님의 의중이 흔들렸을까? 김승연 회장의 지인들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회장의 측근이라 하더라도 그룹내에서는 회장의 지시가 있을 때까지는 함부로 건의를 할 수가 없다. “왜 쓸데없이 참견을 하느냐”는 질책이나 호통을 받으면 자신의 지위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 스포츠코리아 제공
커뮤니케이션실이 움직인다는 것은 회장의 지시가 있었다는 반증이다.

회장 입장에서는 3년 계약으로 김감독을 영입했으니 당연히 약속을 지키는 차원에서 성적 부진에도 ‘중도 해임’을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저런 모임에서 지인이나 친구들의 사심없는 건의및 충고는 귀담아 듣지 않을수 없을 것이다.

한두명도 아니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거의 비슷한 톤으로 교체를 강조하면 회장의 결심이 흔들릴 수가 있다.

실제로 프로야구 출범이후 구단주(대부분 그룹 회장, 부회장이 맡아 왔다)들의 사적인 측근들의 여론을 듣고 감독을 선임한 경우가 많다. 출범 초창기에는 구단의 정식 보고 절차보다는 ‘비선’을 통한 결정이 더 많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나 야구를 안다는 지인, 측근들중 감독 자질을 정확히 꿰뚫는 이들이 별로 없어 잘못된 선임으로 팀이 망가진 케이스도 더러 있었다.

과연 한화는 어떤 결정을 내릴 것인가? 김성근감독의 잘못된 지휘에 부정적인 여론들이 많은 만큼 김승연회장이 ‘교체 카드’를 쓸 공산이 크다는 말들이 플레이오프 현장에서 슬슬 스며 나오고 있다.

만약 경질을 한다면, ‘플레이오프 종료~한국시리즈 개막’ 사이인 27,28일이 될 것으로 보인다. 김수인 야구칼럼니스트 si8004@naver.com

저자는? 김수인 야구칼럼니스트는 매일경제와 서울신문을 거쳐 스포츠 전문지 스포츠서울과 스포츠조선에서 야구부 데스크를 역임한 정통 야구 전문기자입니다. 신문사 퇴직 후에는 kt스포츠 커뮤니케이션실장(전무)을 역임하며 야구는 물론 스포츠 전반에 걸친 행정가로도 활동했습니다. 야구계 이슈가 있을 때마다 정곡을 찌르는 칼럼으로 야구를 사랑하는 독자 여러분을 찾아갈 ‘김수인의 직격야구’에 많은 성원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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