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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전날 경기력만 놓고 본다면 LG는 욕 먹어도 할 말이 없다. 겨우 승리를 거뒀지만 덕아웃에 앉아있는 한 선수는 웃고 있어도 눈물이 나는 것 같다. 바로 LG 박용택이다.

LG는 지난 24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1회말 연장 접전 끝에 양석환의 끝내기 내야 안타로 2-1,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마산에서 연달아 패하며 2패로 궁지에 몰렸던 LG다. 1패만 더 하면 LG의 가을은 그대로 끝이었다. 그렇기에 전날의 승리는 더욱 의미가 있었다.

아무래도 1, 2차전에서 2패를 당한 것이 아쉬운 LG다. 일단 LG가 2패를 당한 것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타선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한 것이 컸다.

2경기 합쳐 팀 안타가 7개였다. 얻어낸 득점은 2점에 불과했다. 그나마 홈런 두 방으로 얻어낸 득점이었다. 깔끔한 적시타,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그렇기에 LG에서는 3번 겸 지명타자로 나오는 박용택의 침묵이 더욱 맘이 아프다. 물론 박용택이 가을 내내 조용한 것은 아니었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7타수 3안타 타율4할2푼9리였고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는 15타수 6안타 타율 4할을 기록했다. 괜찮았다.

게다가 젊은 선수들이 대부분인 LG에서 그나마 가을야구 경험을 가장 많이 한 선수가 바로 박용택이다. 그럼에도 플레이오프 1, 2차전에서 8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3차전 전까지 33번의 가을야구를 뛰었음에도 박용택의 타격은 찬물처럼 갑자기 식어버렸다. 3차전에서도 박용택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4타수 무안타였다. 3차전까지, 플레이오프에서 12타수 무안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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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박용택이 조금씩 감을 찾고 있는 것은 분명했다. 우선 첫 타석인 1회 무사 1, 2루에서 상대 선발 장현식의 143km짜리 직구를 쳐냈다. 박용택은 방망이를 던졌지만 우익수 플라이로 아웃이 됐다.

비록 아웃은 됐지만 상당히 잘 맞은 큰 타구였다. 이후 두 번의 타석에서는 볼넷과 내야 플라이로 물러났다. 그리고 네 번째 타석인 6회 1사 1루에서도 그는 원종현의 147km짜리 투심인 초구를 쳐냈다.

박용택은 정확하게 받아 쳐냈다. 그만큼 집중하고 노림수를 가지고 좋은 타이밍에 방망이를 휘둘렀지만 결국 상대 야수의 수비에 걸리며 아웃이 됐다. 박용택 입장에서는 아까웠다.

비록 무안타에 그치며 고개를 숙였지만 이전 1, 2차전에 비해 3차전에서는 확실히 좋은 타구가 나오면서 감을 다시 찾은 것은 분명해 보였다.

양상문 감독 역시 전날 경기 후 "안타는 나오지 않았지만 타구가 나름대로 잘 맞았다. 계속 3번으로 기용할 생각이다"며 그를 절대적으로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어쨌든 박용택은 LG의 중심타선, 그것도 3번이라는 테이블세터진과 4, 5번의 해결사 타선의 연결고리 역할을 해줘야 하는 타자다.

박용택이 막히면 팀 타선 전체가 막힌다. 발 빠른 주자가 나가도 홈으로 불러오지 못한다. 이어지는 4번 히메네스와 5번 오지환에게도 기회는 주어지지 않는다.

전날 6번의 만루와 16개의 4사구를 얻어냈지만 6안타 2득점에 그친 LG다. 사실 져도 할 말이 없는 경기였다. 그만큼 타선이 제 몫을 해주지 못했다.

바꿔 말하면 3번 박용택이 살아난다면 팀 타선 전체가 살아날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번 플레이오프 직전까지 박용택은 모두 31번의 가을야구에 나서 타율 3할2푼 3홈런 17타점을 기록한 바 있다. 가을에 강했던 박용택이다.

살아나기만 하면 최고의 플러스 요인이 된다. LG에게 박용택은 여전히 핵심 중의 핵심 선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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