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창원=박대웅 기자] 명품 투수전에서는 작은 플레이 하나 또는 강력한 한 방 등이 승부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1차전에 이어 또 한 번 외국인 투수의 화끈한 자존심 대결이 펼쳐진 가운데 결국 박석민의 홈런포가 양 팀의 운명을 갈라놨다.

NC는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LG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NC는 안방에서 열린 2경기를 모두 따내며 창단 이후 첫 한국시리즈 진출까지 이제 단 1승만을 남겨 놓게 됐다.

이날 경기는 양 팀 선발 스튜어트와 허프의 명품 투수전이 돋보인 경기였다. 1차전에서 해커와 소사가 6회까지 0의 균형을 이어갔다면 스튜어트와 허프 역시 6회까지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한 발도 물러서지 않는 자존심 경쟁을 펼쳤다.

두 선수는 이미 서로의 팀을 상대로 정규시즌에서도 강세를 나타낸 바 있다. 스튜어트는 LG전 3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2.08(21.이닝 5자책점)을 기록했고, 특히 4월20일 4회 이후 18.2이닝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왔다. 허프 역시 NC와의 대결은 한 차례에 불과했지만 7이닝 5피안타 3탈삼진 1실점을 기록하며 위력적인 투구 내용을 보여준 바 있다.

이같은 맞대결 강세가 이날 경기에서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스튜어트는 5회 1사 후 채은성에게 장타를 내주기 전까지 노히트 행진을 이어갈 만큼 쾌조의 컨디션을 발휘했고, 허프 역시 3회까지는 매이닝 선두타자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이렇다 할 위기는 없었다. 3회 선두타자 손시헌에게 안타를 내준 이후에는 13명의 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하는 괴력을 발휘했다.

그러나 결국 두 선수의 희비는 7회에 엇갈렸다. 스튜어트가 변함없이 안정적인 모습으로 삼자범퇴를 기록했다면 허프는 테임즈에게 첫 볼넷을 허용한 이후 끝내 고비를 넘어서지 못했다. 이호준의 큼지막한 타구가 우익수에게 잡혔다면 박석민의 타구는 더욱 멀리 뻗어나갔고, 결국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로 연결, NC가 2-0으로 리드를 잡아냈다.

박석민은 지난해까지 포스트시즌 통산 50경기를 소화했으며, 한국시리즈만 36경기를 뛰었을 만큼 큰 경험이 많은 선수였다. 그러나 포스트시즌 성적은 타율 2할7푼5리, 한국시리즈는 2할3푼6리로 풍부한 경험에 비해 활약이 저조했던 것도 사실이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박석민은 2타수 무안타에 몸에 맞는 볼을 한 차례 얻는데 그치며 이렇다 할 존재감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러나 결국 가장 중요한 순간 결정적인 한 방을 때려내며 스튜어트의 투구를 빛내는 한편 역투를 펼친 허프의 고개를 숙이게 했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