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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창원=박대웅 기자] 히메네스의 눈부신 공수 맹활약이 결국 빛을 보지 못했다.

LG는 21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NC와의 2016 KBO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2-3으로 충격적인 역전패를 당했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를 모두 통과하며 분위기를 최고조로 끌어올린 LG는 NC를 상대로도 승리를 눈앞에 두는 듯 했으나 9회말 마지막 수비를 버티지 못해 고배를 마셨다. 2-0으로 앞선 상황에서 지석훈과 이호준의 적시타로 승부가 원점이 됐고, 용덕한이 끝내기 안타를 기록하면서 LG를 울렸다.

특히 공수에서 맹활약을 펼친 히메네스도 팀 패배에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이날 LG는 경기 중반 NC에게 몇 차례 좋은 기회를 내줬는데 집중력 있는 수비를 통해 고비를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

특히 히메네스는 4회말 1사 1, 3루 위기에서 박석민의 3루수 강습 타구를 깔끔하게 잡아낸 뒤 홈을 파고들던 3루주자 나성범을 처리했다. NC가 런앤히트 사인을 내면서 1루주자가 일찌감치 스타트를 끊었기 때문에 병살타로 이닝을 매듭짓기 다소 어려웠던 상황. 히메네스가 욕심을 내볼 만도 했지만 정확한 판단 및 송구, 태그 등을 통해 NC의 선취점을 막았다.

히메네스는 7회 타석에서도 0의 균형을 깨는 역할을 했다. 선두타자로 나선 그는 해커의 4구째 시속 138km 커터를 통타, 좌측 폴 안쪽으로 떨어지는 선제 솔로 홈런을 폭발시켰다. 경기 전 “히메네스가 터질 때가 됐다”며 변함없는 믿음을 보였던 양상문 감독을 활짝 웃게 만든 홈런이었다.

히메네스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1-0으로 여전히 불안한 리드가 이어지고 있던 7회말 NC가 1사 1, 2루를 만들어내며 역전을 꿈꿨지만 손시헌의 타구가 3루수 방면으로 향했고, 히메네스가 3루 베이스를 터치한 뒤 1루에 정확한 송구까지 연결시키며 병살타를 만들어낸 것. NC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는 장면이었다.

그러나 승리의 영웅으로 떠오르기까지 마지막 9회말만을 남겨놓고 결국 마지막에 웃은 쪽은 LG와 히메네스가 아닌 NC였다. NC는 마무리 투수 임정우를 상대로 박민우, 권희동, 지석훈의 3연속 안타로 1-2로 따라붙은 뒤 1사 후에는 대타 이호준이 바뀐 투수 김지용으로부터 동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또한 손시헌이 고의4구로 출루한 가운데 용덕한이 1사 만루에서 끝내기 안타를 때려내며 히메네스가 찜해놨던 데일리 MVP를 가로챘다. 히메네스로서는 팀 승리를 놓쳤지만 그동안의 부진을 씻어내고 자신감을 끌어올린 것에 만족해야 했던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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