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이호준. 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이재현 기자] NC의 베테랑 중의 베테랑 이호준(40)이 짧지만 굵은 활약을 선보이면서 베테랑의 ‘미친 존재감’을 과시했다.

NC는 21일 창원 마산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2016 KBO리그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3-2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의 승부처는 단연 9회말이었다. 9회초까지 0-2로 끌려가던 NC는 패색이 짙었지만, 정규이닝의 마지막 공격인 9회말 순식간에 2점을 뽑아내면서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결국 용덕한의 좌선상 끝내기 적시타가 터지면서 NC는 극적인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그 중에서도 이날 분위기를 NC 쪽으로 완벽하게 돌린 선수는 이호준이었다. 이호준은 1-2로 끌려가던 9회말 1사 1,2루에서 김성욱을 대신해, 대타로 들어섰다. 일순간 마산 야구장은 함성으로 뒤덮였다. 팀의 정신적 지주이자, 최고참인 그가 결정적인 순간 한 방을 날려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기 때문.

이호준은 단순히 분위기만 돋우는 선수가 아니었다. 실제로 이호준은 올시즌 대타로 제 몫을 다했다. 올시즌 대타로 나서 5타수 4안타(타율 0.800) 6타점을 기록한 것. 거의 대부분의 기회를 살렸다고 평가해도 무방할 정도. 순도가 꽤 높았다.

결국 이호준은 LG 김지용을 상대로 침착하게 풀카운트 접전을 펼쳤고, 결국 6구째 공에 방망이를 휘둘러 우전 적시타로 연결했다. 이호준의 적시타를 통해, NC는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고 분위기가 완벽하게 살아났다. ‘베테랑’ 이호준은 팀의 기대를 결코 저버리지 않았다.

NC 김경문 감독은 경기 전 몸상태가 완벽하지 않은 이호준을 선발 엔트리에서 제외하면서, “선발 명단에서는 제외됐지만 7회나 9회 결정적인 순간에 제 역할을 다해줄 것이라 믿는다”라고 말한 바 있다. 김 감독의 예측은 정확했다.

3시간 30분 이상이 소요된 긴 경기에서 이호준이 경기에 나선 시간은 채 5분이 되지 않았다. 하지만 활약의 정도는 경기 출전 시간과 결코 비례하지 않는다. 5분이라는 시간은 이날 경기에서 가장 빛난 별 중 하나가 되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베테랑’ 이호준이 이를 몸소 증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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