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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같은 실패의 반복일까, 교훈을 통한 일보 전진일까.

NC는 20일 열리는 미디어데이를 시작으로 21일부터 LG와의 2016 KBO리그 플레이오프 일정에 본격 돌입한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한 NC는 지난해의 한을 풀기 위한 만발의 준비를 마쳤다.

앞서 NC는 2015년에도 페넌트레이스 2위에 오르며 창단 첫 한국시리즈 진출 및 우승에 대한 희망으로 부풀었다. 그러나 3위 두산에게 2승3패로 일격을 당하면서 결국 꿈을 아쉽게 내려놓아야만 했다.

무엇보다도 두산의 기세를 막아내지 못한 것이 뼈아팠다. 지난해 두산은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3승1패로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쥐었는데 당시 사기가 절정에 달해 있었다. 1, 2차전에서 모두 1점 차의 짜릿한 승리를 따내면서 자신감을 쌓은 두산은 비록 3차전을 넥센에게 내줬지만 4차전에서 시리즈를 기어이 매듭지었다. 특히 4차전에서는 6회까지 2-9로 크게 뒤져 모두가 5차전 승부를 예상하고 있었으나 믿기 힘든 대역전 드라마를 작성하며 ‘미라클 두산’의 시작을 알렸다.

이같은 흐름은 NC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이어졌다. 1차전부터 완봉승을 따낸 니퍼트의 호투와 함께 타선 역시 불을 뿜으면서 7-0의 완승을 거둔 것.

NC 역시 호락호락 물러났던 것은 절대 아니다. 2차전 팽팽한 투수 대결 속에서 2-1로 짜릿한 승리를 따낸데 이어 3차전에서는 타선이 폭발하면서 16-2의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2승1패로 시리즈 주도권을 가져오며 두산의 기적을 그대로 잠재우는 듯 했다.

하지만 곧바로 재역전극의 빌미를 제공하고 말았다. 뜨거웠던 NC 타선은 4차전에서 너무나도 급격히 얼어붙었고, 5회까지 무실점 호투를 이어갔던 해커마저 6회에 무너지면서 0-7로 무기력하게 무너지고 말았다. 승부를 끝내야했던 기회를 놓치면서 다시 한 번 두산의 기를 살려준 NC는 결국 5차전마저 내리 패해 한국시리즈 티켓을 손에서 내려놓아야 했다. 5차전 역시 초반 리드를 움켜잡고 있었지만 5회에만 5실점을 내주는 뼈아픈 장면이 나오고 말았다.

문제는 올시즌 LG가 지난해 두산만큼이나 분위기가 달아올라 있다는 점이다.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부터 출발한 LG는 1차전을 내주면서 벼랑 끝에 몰렸지만 결국 2차전에서 9회말 김용의의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통해 1-0 극적인 승리를 따냈다.

짜릿한 승리에 사기가 크게 오른 LG는 넥센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도 3승1패로 우위를 점하며 두 번째 관문마저 통과했다. 특히 4차전에서는 0-4 열세를 뒤집는 저력을 선보였는데 지난해 두산이 2-9에서 대역전극을 거뒀을 때만큼 극적인 장면이었다.

또한 올시즌 LG는 지난해 두산처럼 선발진의 위력이 제대로 나타나고 있는 편이며, 위기의 순간에도 ‘할 수 있다’는 믿음이 선수단 사이에서 충만해 있다. NC가 가장 경계해야 할 대목. 때문에 NC로서는 초반 기세 싸움의 중요성을 인지하는 것은 물론 시리즈 리드를 점하는 상황이 나오더라도 LG에게 작은 흐름조차 내주지 않겠다는 자세가 필요하다.

LG의 분위기가 뜨거운 반면 NC는 지난 19일 오후 승부조작 혐의를 받고 있던 이재학을 플레이오프 엔트리에 투입시키지 않는 결정을 내렸다. 단순히 전력의 손실 뿐 아니라 기세 싸움에서도 한순간에 압도를 당할 수 있는 위기다. 하지만 또 한 번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반드시 고비를 넘어서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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