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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윤희상(31)이 SK의 가을 야구 전망을 한층 더 밝힐 수 있을까.

SK는 1일 잠실구장에서 열리는 LG와의 맞대결에 윤희상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전날 SK는 LG를 상대로 5-3 승리를 거두며 2연승을 기록, 시즌 67승74패로 5위 KIA와의 승차를 1.5경기로 좁혔다. 향후 SK가 3경기, KIA가 5경기를 남겨놓고 있으며, SK가 만약 잔여 일정을 모두 승리로 쓸어 담을 경우 KIA도 3승(2패)을 챙겨야 5위를 확정지을 수 있다. 여전히 KIA가 보다 유리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지만 현재 3연패에 빠져있기 때문에 SK로서도 희망은 남아 있다.

SK는 9월30일 경기를 앞두고 이미 총력전을 선포했다. 25일 한화전 이후 4일 동안 충분한 휴식을 취하며 힘을 비축했고, LG와의 이번 2연전 이후 또다시 4일을 쉬기 때문에 매 경기 모든 전력을 쏟아낼 여건이 마련됐다.

전날 경기에서도 SK는 선발 켈리에 이어 김광현을 7회 2사 후 등판시켜 원투 펀치를 모두 가동했다. 김용희 감독의 이같은 승부수는 1차적으로 적중했다. 6.2이닝 3실점으로 호투한 켈리가 비록 시즌 10승을 놓쳤지만 3-3으로 맞선 상황에서 김광현이 2.1이닝 무실점으로 뒷문을 확실하게 틀어막았고, 결국 9회초 타선이 점수를 뽑아내며 값진 1승을 챙겼다.

SK가 한 가지 감수해야 할 점은 역시 1일 선발로 기용할 수도 있었던 김광현 카드를 이미 꺼냈다는 점이다. 최상의 시나리오는 켈리와 김광현이 LG와의 2연전에 나란히 선발로 나서 초반 우위를 점한 뒤 기존 불펜진이 리드를 끝까지 지켜내는 것이었지만 SK 타선도 LG 선발 소사에게 틀어 막혔기 때문에 동점 상황에서 오랜 이닝을 안정적으로 끌어줄 김광현이 나설 수밖에 없었다.

김광현을 불펜으로 기용한 효과를 당장은 누렸지만 1일 경기에서 패한다면 모든 것이 허사가 되고 만다. 때문에 김광현 대신 선발로 나서게 된 윤희상의 호투가 중요하다.

윤희상은 올시즌 8승6패 평균자책점 5.02의 성적을 남겼다. 지난 2012년 데뷔 처음이자 마지막 10승을 따냈고 이듬해 8승6패를 기록한 뒤 한동안 부상 불운에 시달리며 내리막길을 걸었지만 올해는 점차 과거의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8월 들어 크게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지만 9월에는 다시 안정을 되찾았다. 이 기간 4차례 선발로 나서 2승1패 평균자책점 4.18을 기록했고, 9월15일 삼성전만 제외하면 상당히 인상적인 피칭을 선보였다.

LG를 상대로도 한 차례 완벽투를 선보인 바 있다. 지난 6월22일 7이닝을 소화하며 4피안타 2볼넷 비자책점 2실점만을 내주면서 승리투수의 기쁨을 누렸다. 당시가 윤희상에게는 올시즌 자책점 0을 기록한 유일한 경기이기도 했다.

다만 8월17일 두 번째 만남에서는 3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3탈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는 모습을 보였다. SK 타선 역시 폭발하면서 팀이 승리해 패전투수는 면했지만 타자와의 볼카운트 싸움에서 불리한 위치에 놓이며 난타를 당했다. 윤희상으로서는 두 경기 결과가 전혀 다르게 나타난 이유를 철저히 분석하고 마운드에 오를 필요가 있다.

윤희상의 뒤를 받쳐줄 카드는 많다. 9월25일 한화전 불펜으로 투입됐던 서진용이 5일, 마찬가지로 23일 kt전에 나선 김주한과 채병용이 7일을 쉬었으며, 나머지 불펜들은 18일 NC전을 끝으로 최소 12일 이상 마운드에 서지 않았다. 물론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가 있을 수는 있지만 전력을 충분히 아껴놨기 때문에 여차하면 물량 공세를 펼 수 있다. 윤희상으로서는 홀로 모든 무게를 짊어져야 한다는 부담감보다 짧은 이닝이라도 전력을 다해 확실하게 LG 타선을 막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

전날 38개의 공을 던진 김광현 역시 결정적인 순간에는 모습을 드러낼 수 있다. 연투에 대한 부담감은 물론 있지만 그 역시 9월에는 관리를 잘 받은 편이며, 앞서 언급했듯 SK가 향후 4일 동안 또다시 휴식을 취하기 때문에 매 경기 모든 것을 쏟아야만 하는 SK의 사정상 한 차례 연투 정도는 준비할 여지가 있다. 김광현은 올시즌 LG전에서 2승무패 평균자책점 1.23, 최근 3년 동안의 맞대결 성적은 무려 9승무패 평균자책점 1.64(66이닝 12자책점)로 펄펄 날았다.

윤희상과 김광현은 지난달 25일 한화를 상대로도 깔끔한 릴레이 호투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 윤희상이 5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선봉장 역할을 완벽히 수행했고, 김광현도 컨디션 난조라는 말이 무색하게 6회부터 3이닝 퍼펙트를 기록해 팀 승리를 함께 이끌었다.

총력전 효과를 한 번 더 제대로 누린다면 SK도 마지막까지 와일드카드에 대한 희망을 이어갈 수 있다. 물론 윤희상이 선봉에서 그 시작을 깔끔하게 끊어줘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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