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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잠실=박대웅 기자] LG가 뼈아픈 실책성 플레이에 5강 확정의 기쁨을 다음으로 미뤘다.

LG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3-5로 패했다. 이로써 LG는 시즌 69승68패2무가 돼 5위 KIA와의 승차가 2.5경기로 좁혀졌다.

이날 LG가 승리를 따냈다면 최소 5위를 확정지을 수 있었다. SK와의 격차가 6경기로 벌어지면서 남은 경기 전패를 당하더라도 6위로 밀려날 일은 없었다.

그러나 경기 전 양상문 감독의 언급대로 LG의 목표는 5위 확정이 아닌 4위를 마지막까지 유지하는 일이었다. 남은 경기에서 KIA가 5전 전승을 거둬도 LG는 3승3패만 기록하면 4위를 지킬 수 있어 상황은 유리했지만 마지막까지 방심은 금물이었다.

그러나 LG는 이날 뼈아픈 실책성 플레이에 아쉬움을 삼켰다. 경기 중후반까지는 상당히 깔끔한 모습이 이어졌다. 3회말 연속 3안타로 선취점을 뽑아냈고, 4회에는 정성훈이 켈리로부터 투런포를 쏘아 올려 주도권을 확실히 움켜잡았다.

비록 5회에 곧바로 3실점을 내줘 동점을 허용하기는 했지만 선발 소사는 이날 7.2이닝 10피안타(1피홈런) 1볼넷 6탈삼진 3실점으로 또 한 번 이닝이터로서의 역할을 완벽히 소화해냈다. 이제 불펜 싸움에서 집중력을 가다듬어 최종 승리를 가져가는 것이 LG의 남은 목표였다.

하지만 9회초 1사 2루에서 수비 하나가 양 팀의 명암을 갈랐다. LG가 윤지웅을 마운드에 올리며 급한 불을 끄려 했으나 대타 최승준이 우익수 방면으로 공을 날려 보냈고, 다소 평범한 라인드라이브성 타구를 우익수 이천웅이 놓치면서 2루에 있던 김재현이 홈을 밟았다. 5회초부터 시작된 3-3 팽팽한 균형이 마침내 깨지는 순간이었다.

이 플레이로 인해 분위기는 SK 쪽으로 완전히 기울었다. 이후 SK는 LG 마무리 임정우로부터 김동엽의 중전 안타, 최정의 몸에 맞는 볼을 묶어 만루를 채운 뒤 정의윤의 유격수 땅볼 때 1점을 더 보태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LG는 9회말 마지막 공격에서도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1사 후 양석환이 좌전 안타를 때려내며 반격의 포문을 연 가운데 이후 유강남이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이 과정에서 공이 뒤로 빠져 주자가 3루까지 진루한 것.

사실 유강남의 발에 공이 맞았기 때문에 볼데드가 선언됐어야 할 상황인 것은 맞다. 그런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합의 판정을 요청한 쪽은 오히려 LG였고, 결국 비디오 판독 과정에서 유강남의 발에 공이 맞은 것이 확인돼 상황이 SK에게 유리한 쪽으로 변했다. 물론 양상문 감독이 2점 차 열세였기에 주자가 3루에 나가는 것보다 아웃카운트 1개를 아끼는 것이 낫다고 판단해 파울임을 주장했을 수 있지만 합의 판정 이후 2사 1루가 됐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아쉬운 판단이 됐다.

여전히 LG에게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10월1일 경기마저 SK에게 내주고 같은날 KIA가 kt를 꺾는다면 승차는 단숨에 1.5경기까지 좁혀지게 된다. 5위 확정이 아닌 4위 유지를 위해서라면 좀 더 집중력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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