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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두산이 21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을 확정지은 지난 22일 대전에서 한화는 5연패 수렁에 빠지며 고개를 숙였다. 가을 야구에 대한 희망은 사실상 사라졌고, 이제는 8위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한화 입장에서는 두산의 우승이 그저 부럽기만 하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지만 두산이 올시즌 페넌트레이스에서도 압도적인 1위에 오를 것으로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확실한 전력 보강을 이룬 한화가 하위권을 맴돌 것으로 전망한 이도 많지 않았다. 이미 지난해에도 양 팀의 격차는 11경기로 제법 거리가 있었지만 올해는 28경기로 소위 ‘넘사벽’이 둘러진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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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과 한화의 명암이 더욱 크게 엇갈린 이유는 역시 마운드에서 찾을 수 있다. 팀 타율 역시 두산이 1위에 올라있고 한화가 8위에 머물러 있지만 2할9푼7리와 2할8푼8리의 기록이 양 팀의 운명을 갈라놨다고 보기에는 격차가 그리 크지 않다.

그러나 팀 평균자책점의 차이는 너무나도 뚜렷하다. 두산은 4.36으로 전체 1위, 한화는 5.75로 9위에 그쳐있다.

특히 선발진의 전력은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시즌 두산은 선발진이 무려 74승을 합작해냈고, 74번의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퀄리티스타트 플러스 역시 32회로 압도적이다. 그러나 한화는 선발승이 23승에 그쳐있으며 퀄리티스타트(24회)와 퀄리티스타트(6회)에서도 비교가 부끄러운 수준이다. 니퍼트가 홀로 21승을 따냈음을 감안하면 한화 선발진에 얼마나 심한 문제점이 있었는지를 알 수 있다.

풀타임 첫 시즌 높은 기대를 받았던 로저스는 6경기에서 단 2승을 거두는데 그치며 6월4일 등판을 끝으로 부상을 당했고, 마에스트리 역시 저비용 고효율을 기대해봤지만 시즌 도중 짐을 꾸렸다. 새롭게 합류한 카스티요와 서캠프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등 니퍼트-보우덴의 최강 듀오가 한화는 그저 부러울 뿐이다.

토종 선발진 역시 두산은 유희관과 장원준이 모두 15승을 넘기며 든든한 모습을 보였지만 한화는 로테이션을 비교적 꾸준히 지켜준 선수가 송은범 뿐이었다. 물론 송은범도 5월과 6월에는 최근 몇 년 간의 부진을 씻고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지만 후반기 극심한 부진과 함께 올시즌 단 2승을 따내는데 그쳤다.

2014시즌 김성근 감독이 장원준 영입에 관심을 가지고 있었던 사실은 널리 알려진 부분인데 결과적으로 한화는 다다익선을 택했다. 물론 권혁이 몸값 그 이상의 활약을 해준 것은 분명하지만 2년 전 FA 영입 선택부터 양 팀의 명암이 더욱 크게 엇갈린 것도 부정하기 어렵다.

한화 선발진에서 그나마 희망을 안긴 것은 부상에서 돌아와 7월 이후부터 살아나기 시작한 이태양과 SK 킬러로 명성을 떨친 장민재다. 그러나 그들 역시 두산 토종 선발진 앞에서는 명함을 내밀기 어렵다. 올시즌 양 팀 선발진의 평균자책점 차이는 무려 2.35점(두산 4.01, 한화 6.36)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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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불펜 전력만 놓고 보면 한화도 두산에 크게 뒤질 부분이 없었지만 한화는 불펜이 장점, 두산은 불펜이 약점으로 지적된 팀이다. 한 쪽은 초반부터 대부분 완벽하게 주도권을 움켜잡았고, 다른 한 쪽은 시작부터 꼬인 채로 경기를 풀어가야 했다. 당연히 엄청난 격차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단지 투수들의 전력 차이만 탓할 수도 없다. 두산은 올시즌 퀵후크가 단 17번에 불과했던 반면 한화는 무려 3배가 넘는 60번의 퀵후크를 가져갔다. 김성근 감독의 언급처럼 시즌이 시작되기도 전부터 부상자들이 속출한 점을 감안하더라도 한화는 매 경기 너무나도 극단적인 투수 운용을 가져갔고, 시즌 후반 이태양과 장민재가 제 몫을 해줬음에도 결국 불펜진이 줄부상을 당하는 등 부작용을 피할 수 없었다.

이 밖에 한화는 수비에서도 무려 121실책(최다 2위)을 기록, 두산(71실책, 최소 1위)과 달리 마운드의 부담을 전혀 덜어주지 못했다.

두산이 5월 중순 30승에 도달한 날 공교롭게도 한화는 30패를 당하며 일찌감치 양 팀의 희비가 엇갈린 바 있다. 사상 첫 100승팀과 100패팀이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전망까지 현실이 되지는 않았지만 시즌 막판 양 팀의 곡선은 또 한 번 정반대의 방향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상대전적 역시 11승2패로 두산의 압도적 우위.

한화는 그저 두산의 우승을 부러워만 하고 있을 시점이 아니다. 2016시즌의 뚜껑을 연 이후 뒤늦게 전력의 차이를 탓해서도 곤란하다. 한화는 선수 육성과 전력 보강의 방법, 선수 운용의 방향 등 여러 부분에서 그동안 두산과 다른 길을 걸어왔고, 그 결과가 시즌 막판 어떻게 나타났는지 지금이라도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두산 역시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암흑기에 접어들 위기에 놓였던 팀이다. 어떤 변화의 과정들이 두산을 그 누구도 막을 수 없는 팀으로 우뚝 서게 했는지 철저히 분석하고 이를 배워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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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시간 : 2016/09/23 05:5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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