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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구=박대웅 기자] SK가 상대팀 전설의 대기록을 기꺼이 축하했다. 다만 승부의 세계에서만큼은 냉정했다. 홈런포를 무려 4방이나 쏘아 올리며 승리까지 넘겨주지는 않았다.

SK는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4-3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SK는 2연패에서 벗어나며 시즌 57승59패를 기록, 위태로웠던 4위 자리를 수성하는데 성공했다. 삼성은 49승62패1무가 돼 9위에 그대로 머물렀다.

이날 SK는 지난달 2일 이후 모처럼 선발로 등판한 김광현이 6이닝 7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3실점으로 퀄리티스타트를 기록, 시즌 8승(7패)째를 수확하는데 성공했다.

김광현은 1-0으로 앞선 2회말 무사 2루에서 이승엽에게 중전 안타를 허용, 통산 1890타점 대기록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또한 6회에도 박한이에게 동점 투런포를 얻어맞아 그동안의 인상적인 피칭에도 불구하고 승리와 인연을 맺지 못하는 듯 했다.

그러나 7회초 2사 후 김민식이 백정현으로부터 우월 솔로 홈런을 때려내면서 SK가 극적으로 리드를 재차 움켜잡았고, 불펜진이 나머지 3이닝을 깔끔히 틀어막아 결국 김광현에게 승리의 영광이 돌아갔다.

SK는 김민식 뿐 아니라 이날 뽑아낸 4점을 모두 솔로 홈런으로만 장식하는 흔치 않은 장면을 연출했다. 2회초 2사 후 박정권이 우월 솔로포로 기선제압을 이뤄낸 가운데 5회와 6회에도 김동엽, 최정이 나란히 홈런을 추가한 것.

이승엽의 한일 통산 600홈런(-2) 여부에 야구 팬들의 관심이 집중돼 있었지만 SK도 올시즌 팀 홈런 전체 1위에 올라있는 팀으로서의 자존심이 있었다. 이승엽의 최다 타점 기록이 완성되는 순간 덕아웃 앞으로 도열해 뜨거운 박수를 함께 보낸 훌륭한 매너와 함께 SK가 기분 좋은 승리까지 챙기며 4위 수성에 청신호를 밝혔다.

한편 김용희 감독은 “치열한 순위싸움에서 자칫 3연패로 빠질 수 있는 상황이었던 만큼 오늘 경기는 상당히 중요했다. 오랜만에 선발로 나선 김광현이 비록 3실점을 했지만 선발로서 제 몫을 다해줬고, 박희수를 비롯한 불펜도 안정감을 보여줬다. 솔로 홈런으로만 4점을 올린 것이 다소 아쉬웠지만 선수들 모두 집중력을 잃지 않으려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오늘을 계기로 계속 좋은 모습을 보이도록 하겠다”는 총평과 향후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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