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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구=박대웅 기자] 삼성 이승엽(40)이 KBO리그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기록한 선수로 우뚝 섰다.

이승엽은 24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서 첫 타석부터 적시타를 때려내며 KBO 통산 1390타점 고지를 정복했다.

선발 5번 지명타자로 출전한 이승엽은 2회말 선두타자 최형우가 우익선상 2루타를 때려내면서 좋은 타점 기회를 잡았고, 이를 놓치지 않는 집중력을 선보였다. SK 선발 김광현의 4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중견수 앞으로 향하는 깨끗한 안타를 기록, 최형우를 홈까지 여유 있게 불러들였다.

이로써 이승엽은 1995년 4월16일 데뷔 두 번째 경기였던 잠실 LG전에서 프로데뷔 첫 타점을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21년4개월8일(7802일)만에 역대 최고의 기록을 완성시켰다.

특히 이승엽은 1997년부터 KBO리그 최초로 3년 연속 100타점을 넘어서는 괴력을 발휘하며 빠르게 누적 기록을 쌓아나갔다. 2000년 4월19일 인천 SK전에서 최연소, 최소경기 500타점 고지를 정복했고, 2012년 6월29일 대구 넥센전을 통해 1000타점을 완성시켰다. 일본 무대 진출로 8년 간의 공백기가 있었기 때문에 이번에도 최연소 주인공이 될 수는 없었지만 최소경기 기록만큼은 내주지 않았다.

이승엽에게도 페이스가 크게 꺾인 순간은 있었다. 2013시즌 69타점으로 데뷔 이래 가장 저조한 수치를 남기면서 노쇠화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고, 최다 타점 기록 달성도 불투명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승엽은 이듬해 보란 듯 개인 6번째 100타점을 돌파하며 완벽한 부활을 이뤄냈고, 지난해 90타점, 올시즌 97타점(현재 진행형)을 보태면서 결국 대기록을 완성시키는 기쁨을 누렸다. 양준혁보다 397경기를 덜 치르고도 이같은 기록을 남겨 더욱 의미가 깊었다.

향후 이승엽의 최다 타점 기록을 넘볼 선수는 찾기 힘들 전망이다. 23일까지 통산 1113타점을 기록한 김태균이 꾸준한 자기 관리를 통해 롱런할 경우 그나마 기회를 노려볼 수 있는 정도다.

그러나 이승엽의 기록이 1390타점에서 멈춰있는 것도 아니다. 다음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이승엽이지만 올시즌에도 이미 32경기가 추가로 남아있어 1400타점 돌파도 초읽기에 돌입했으며, 최근 3년 동안 90타점 이상을 꾸준히 기록했기 때문에 1500타점까지 충분히 바라볼 수 있는 상황이다.

이미 한일 통산 600홈런에 2개, 2000안타에 12개만을 남겨놓고 있으며, 1300득점에도 29점 차로 다가서는 등 각종 대기록들이 눈앞에 놓여있는 이승엽이다. 무난한 달성이 예상되는 이 기록들과 달리 1500타점은 이승엽의 야구 인생에서 마지막 도전이 될 수 있는 기록이기도 하다. 이미 전설 중의 전설로 등극했지만 이승엽의 도전은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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