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결국 건강한 팀이 장기 레이스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할 수밖에 없다.

지난 22일 한화는 또 한 번의 부상 악재 소식을 접해야 했다. 21일 kt전에서 승리투수 요건까지 아웃카운트 3개를 남겨놓고 마운드를 내려갔던 송은범이 어깨 근육 손상 진단을 받은 것.

어깨 뭉침 증세로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를 하게 됐지만 검진 결과가 생각보다 좋지 못했다. 이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된 송은범의 구체적인 재활 기간은 아직 나오지 않았다.

올시즌 팀 내에서 가장 많은 87.1이닝을 소화했고, 5월 이후에는 지난 몇 년 간의 부진을 털어내고 안정적인 모습을 자주 보였던 송은범이기에 한화로서는 그의 이탈이 상당히 뼈아플 수밖에 없었다.

한화는 이미 지난 19일 안영명이 일본 요코하마 미나미 공제병원에서 웃자란 뼈를 깎아내는 오른 어깨 수술을 받아 사실상 올시즌에 모습을 드러내기 어렵게 됐다. 송은범마저 팀이 상승세를 타고 있던 상황에서 악재가 찾아와 순식간에 상황이 위기로 돌변했다.

설상가상 22일 롯데전에서는 또 다른 선발 자원인 윤규진까지 오른손 중지 손톱 밑에 물집이 잡혀 가슴이 철렁했던 한화다. 심각한 상황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결국 급하게 마운드를 물려받은 심수창이 무너지면서 한화는 6위 KIA와의 승차가 2경기로 벌어지게 됐다.

김성근 감독은 전반기 동안 최하위에 놓여있던 한화가 싸울 태세를 갖출 수 있게 된 계기로 송은범, 윤규진, 이태양 등 선발진이 자리를 잡기 시작한 것을 꼽았다. 하지만 시즌 내내 이들이 건강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지난해 후반기 뒷심 부족으로 가을 야구 티켓을 놓쳤던 아쉬움을 이번에도 반복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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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단 한화 뿐 아니라 다른 팀들 역시 순위 싸움이 치열한 현 시점에서 더 이상의 부상자가 나와서는 곤란하다. SK는 지난 20일 마산 NC전에서 최승준이 베이스를 잘못 밟아 쓰러졌으며, 오른 무릎 후방 십자인대 부분 파열이라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들어야 했다. 사실상 시즌 막판이나 포스트시즌에 돌아올 수 있을 전망이다.

최승준은 6월의 MVP로 선정됐을 만큼 팀을 옮긴 올시즌 본인의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시즌 전체 성적 역시 타율 2할8푼4리 19홈런 41타점으로 팀 타선에 상당한 힘을 실어주고 있던 상황. 4위에 올라있지만 아직까지 가을 야구 진출을 장담할 수 없는 SK로서는 비상이 걸린 상태다.

시즌 내내 부상 악령에 시달렸던 삼성도 외국인 투수 레온이 또다시 어깨 통증을 호소해 애가 탄다. 지난 5월26일 벨레스터의 대체 외국인 투수로 KIA전에서 첫 등판을 했던 그는 5이닝 8실점의 부진을 겪은 이후 어깨가 뭉쳐 약 두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전력에서 제외됐는데 22일 kt전에서 또다시 같은 증상으로 3이닝만 소화한 뒤 역할을 마쳤다. 팬들은 2013년 단 3경기 밖에 소화하지 않았던 소위 ‘먹튀의 대명사’ 카리대의 악몽을 레온을 통해 다시 꾸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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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kt 유한준 역시 전날 삼성전에서 8회 수비 때 박경수와 충돌, 큰 부상을 당하지는 않았지만 며칠의 회복 기간이 필요할 전망이며, 롯데 강민호 역시 전날 한화전에서 홈으로 들어오던 중 차일목과 충돌해 롯데 코칭스태프의 가슴을 철렁이게 했다.

순위 싸움이 치열해지고 1승이 절박해질수록 선수들 역시 부상 위험에 보다 쉽게 노출될 여지가 있다. 머지않아 돌아올 각 팀 부상 복귀자들의 후반기 활약도 필요하지만 더 이상 다치는 선수가 나오지 않는 것 역시 너무나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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