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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평소 성실하고 열정적인 선수로 알려져 충격이 더욱 크다. NC 이태양(23)과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활동 중인 넥센 문우람(24)이 야구계를 발칵 뒤집어놨다.

지난 20일 NC 이태양이 승부조작 혐의로 기소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문우람까지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야구계가 큰 충격에 빠졌다. 사건을 수사 중인 창원지방검찰청은 21일 오후 2시 이태양과 문우람이 연루된 승부조작 사건을 브리핑했으며, 이태양을 불구속 기소, 문우람을 군검찰에 이첩했음을 밝혔다.

앞서 NC 측에서는 이태양을 법적 절차 진행과는 별도로 실격 처분과 계약해지 승인을 KBO에 요청했음을 밝힌 상태다.

두 선수 모두 팬들을 기만한 역대 최악의 선수로 기억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미 한국 프로야구는 지난 2012년 박현준과 김성현이 승부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한바탕 큰 홍역을 겪은 바 있다. 하지만 당시와 비교해 이번 사건의 경우 조작 방식이 훨씬 다양하고 은밀하게 이뤄졌으며, 수수 금액 역시 1000만원 단위까지 확대되는 등 사태의 심각성이 더욱 컸다. 선수 측에서 승부 조작을 먼저 제의했다는 점이 가장 충격적이다.

이태양과 문우람은 4년 전 승부조작 사건이 처음 터진 당시 신예에 불과했지만 엄연히 프로에 입단한 신분이었다. 무엇보다 무혐의로 최종 결론이 났으나 4년 전 당시 팀 동료였던 문성현이 참고인 자격으로 조사를 받기도 했다는 점에서 이태양과 문우람으로서도 사태의 심각성을 충분히 인지할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

이태양과 문우람의 과거 인터뷰를 살펴보면 팬들이 느끼는 배신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이태양은 지난해 커리어 첫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올시즌 연봉 인상률 203%를 기록, 억대 연봉자 대열에 합류했다.

계약을 마친 이태양은 당시 “많이 주신만큼 더 열심히 하겠다. 1억원이나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도 하지 못했다”면서 “김경문 감독님께서 기회를 많이 주셨는데 나 또한 간절하게 시즌에 임했다. 올해도 간절하게 던지겠다”는 소감을 전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간절했다던 2015시즌이 정작 승부조작 혐의로 가장 의심을 받고 있는 시기이기도 하다. 승리가 아닌 돈이 간절하다는 의미였던 것일까. 성실하게 야구에 임했다면 훗날 수십억의 연봉자 반열에 오를 수도 있었던 이태양은 한 순간의 검은 유혹을 이기지 못했고, 비단 팬들 뿐 아니라 그의 승리를 챙겨주지 못한 날 미안함까지 드러냈던 김경문 감독의 가슴에도 비수를 꽂고 말았다.

문우람 역시 2011년 육성선수에서 출발해 2012년 레이저 송구로 본인의 이름 석 자를 알렸고, 2013년에는 3할 타율까지 기록하며 인생 역전에 성공, 큰 화제를 불러 모았던 선수다.

특히 문우람은 타석에 들어설 때마다 특유의 강렬한 눈빛을 발산하며 승부욕을 드러내 팬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받았다. 팀 내에서도 포기하지 않는 근성, 성실한 훈련 자세 등으로 칭찬이 자자했다.

하지만 상무에서 독기를 품고 더욱 열심히 야구에 임해 한층 성장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던 그의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다. 항상 초심을 기억해야함을 강조했던 염경엽 감독의 당부도 한 귀로 흘려버렸다. 육성선수의 신화가 하루아침에 이토록 허무하게 저물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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