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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쉽지 않다. 어떤 결정을 내려도 KIA에게는 어려운 상황이다. 선발로 당장 쓰는 것은 무리가 있다.

하지만 팀은 후반기에 반드시 중위권 이상의 성적을 유지해 가을야구를 노릴 심산이다. 핵심은 이 선수다. 바로 윤석민이다.

지난 2015시즌, 그는 90억이라는 거액을 받고 KIA로 돌아왔다. 첫 해는 팀 사정에 맞게 마무리로 뛰며 나름대로 제 몫을 했다. 2년차는 선발로 보직을 옮겼지만 전반기에 그의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단 3경기 출전에 그쳤다. 1승 2패 평균자책점 3.32였다. 그 중, 4월 17일 광주 넥센전에서 9이닝 2실점 완투패를 기록하고 1군에서 빠졌다.

팀 타선이 도와주지 못했고, 오른쪽 어깨에 염증이 도지면서 모습을 감췄다. 그렇게 아직까지 윤석민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있다.

본인은 팀에 도움이 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몸 상태가 여의치 않다는 점이 문제다. 어깨 통증을 애초부터 가지고 있던 윤석민이다. 투수라는 포지션이 가진 일종의 직업병인 셈이다.

올해 스프링캠프에서도 어깨 부상으로 인해 조기 귀국하기도 했다. 그나마 작년은 마무리로 적은 이닝을 뛰어서 겨우겨우 한 시즌을 버텨낼 수 있었다.

하지만 잦은 등판의 여파는 올해까지 이어졌다. 결국 3경기 등판에 그쳤고 아직까지 재활에 몰두하고 있다.

재활이라는 것이 그렇다. 통증 없이 여러 단계를 거쳐 진행이 되다가 한 순간에 통증을 조금이라도 느끼거나 이상이 있다고 감지한다면 이전의 재활은 모두 무효가 된다.

다시 처음 과정으로 돌아가서 시작을 해야 한다. 재활이 지루하고 답답하다는 이미지가 쌓인 것도 바로 이 부분이다. 같은 과정을 계속 반복하고 또 반복한다.

윤석민의 상태가 그렇다고 보면 된다. 어깨에 생긴 염증이 좋아지다가 다시 악화되고, 이 과정이 계속 되풀이 되고 있다.

아예 한 시즌을 통째로 쉬고 다음 시즌을 노린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내년에도 좋아진다는 보장은 없다. 모험이다. 게다가 현재 팀 사정도 그리 녹록치 않다.

5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4위 SK와의 승차는 3.5경기다. 하지만 10위 kt와도 3.5경기 차이 뿐이다. 언제든 중위권에서 혼전이 발생할 수 있다.

헥터-지크-양현종으로 구성된 3명의 선발은 괜찮다. 4, 5선발이 문제다. 5선발은 기존 선수들로 채울 수 있지만 남은 한 자리를 윤석민이 막아주는 것이 KIA가 생각하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겨우겨우 재활과 불펜 피칭을 거쳐 선발로 돌아왔다고 하더라도 몇 경기 뛰지 못하고 다시 어깨 염증이 심해져서 내려간다면 그냥 회복에만 전념하는 것이 낫다.

그렇다면 불펜으로 기용하는 것이 차선책이 될 수 있다. 구단 역시 고려하고 있는 방안이다. 선발로 뛴다면 얼마나 좋겠나 싶지만,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불펜으로 결정이 된다면 후반기 마운드 운용에 있어서 확실한 도움이 되는 것은 맞다. 마무리 자리에 임창용이 버티고 있다. 2이닝 이상 길게 던질 수 있는 윤석민이 뛴다면 불펜진의 힘은 더욱 강해진다.

선발 두 자리를 채우지 못하는 것이 다소 아쉽지만, 후반기 가을야구 입성을 노리는 KIA 입장에서는 '선발' 윤석민이 안되면 '불펜' 윤석민이라도 쓰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실제로 단기전에 돌입하면 KIA가 무시할 수 없는 팀이라는 것은 확실하다. 선발진 3명이 버티고 있고, 팀 타선도 작년과 달리 많이 좋아졌다.

연승과 연패가 뒤죽박죽 섞이는 경우가 많았지만, 그만큼 순간 터지는 폭발력은 타 팀에 뒤지지 않는다는 이야기다.

윤석민이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구위를 가진 선수임은 분명하다. 후반기에 윤석민의 상태를 보고 불펜으로 고정, 이후 가을야구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단기전 선발도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전제는 윤석민의 몸 상태다. 본인도 팀에 어떻게든 이바지 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과연 KIA가 어떤 방식으로 '90억' 윤석민을 활용할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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