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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묘하다. 팀 타격이나 마운드의 기록을 본다면 중위권에 있어야 하는 것이 맞다. 하지만 순위는 8위다. 말이 8위지, 공동 꼴찌를 하고 있는 kt와 한화에 1경기 차이에 불과하다. 이유가 뭘까?

KIA는 13일 현재 24승 32패, 승률 4할2푼9리로 8위를 기록하고 있다. 큰 차이가 없는 KBO리그의 중위권이지만, KIA는 좀처럼 5할 승률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 투타 지표만 놓고 본다면 다소 의문이 들 정도다.

팀 타율은 2할8푼으로 6위다. 타율만 놓고 본다면 넥센(2할7푼9리)보다 좋다. 방망이가 그리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다. 홈런 역시 61개로 리그 4위다. 출루율은 3할5푼5리로 리그 6위지만, 장타율은 4할4푼4리로 3위다.

리그에서 2루타가 세 번째로 많은 105개를 기록하고 있고, 3루타는 16개로 넥센(22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다. 장타력은 타 팀에 비해 좋다. 그렇다고 해결사 능력이 나쁜 것도 아니다. 득점권 타율 역시 2할9푼3리로 리그 6위다. 지난 시즌, KIA의 가장 큰 고민이었던 타격은 확실히 나아진 모습이다.

마운드 역시 괜찮다. 팀 평균자책점은 4.76으로 리그 5위다. 중간 이상은 간다. 선발진의 퀄리티스타트 역시 27회로 두산(34회)과 SK(29회)에 이어 3위다. 실점과 피안타 역시 리그에서 네 번째로 적게 내준 300점과 564개를 기록하고 있다.

기록만 본다면 분명 나쁘지 않다. 오히려 중상위권에 있어야 하는 게 정상이다. 그렇다면 왜 KIA가 8위를 기록하고 있을까? 바로 기복이 심한 경기력이다. 잘 하는 날은 매우 잘한다. 거의 폭격 수준이다. 하지만 못하는 날은 침묵 그 이상이다. 경기를 보러온 팬들이 할 말이 없을 정도다.

팀 기복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기록 중 하나는 바로 상대전적이다. 어떤 팀에게는 우위를 보이고 있지만, 어떤 팀에게는 유별나게 약하다. KIA가 그나마 우위를 점하고 있는 팀은 롯데 뿐이다. 현재 5승 1패로 압도적이다.

하지만 무려 세 팀에게 제대로 발목이 잡혔다. 우선 두산을 상대로 1승5패다. NC를 상대로도 1승4패, 넥센에게는 심지어 1승6패다. 그 외의 5개 팀의 상대전적 승차는 모두 1경기 이내다. '한' 팀에게 강하고 특정팀 '들'에게 약하니 팀 지표가 좋아도 순위는 낮을 수 밖에 없다.

팀 평균자책점이나 타율과 같은 지표는 중간 이하지만, 순위는 4위를 달리고 있는 LG가 비교대상이 될 수 있다. LG는 NC에게 1승 5패로 약하지만, 한화와 kt에 각각 5승 2패와 6승 3패로 강하다. 그 외의 다른 팀들과도 승차는 1경기 이내다.

한 팀에게 약하지만 두 팀에게는 압도적으로 강하고 다른 팀과는 5할 비슷한 승률을 맞추니 현재의 순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 LG다. 반면 KIA는 여러 팀들에게 일방적으로 당하다보니 팀 투타 기록은 좋아도 소득은 없는 것이 현실이다.

차라리 맞아도 골고루 맞고 골고루 쳐내는 것이 좋다. 10개 팀 감독 중 한 명은 "어쨌든 9개 팀을 상대로 모두 5할 승률을 맞출 수 있는 팀이 가장 강한 팀이다. 물론 그 이상의 승수를 기록하면 좋겠지만, 평균적으로 강한 팀이 진짜다"라고 팀간 승패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도 했다.

맞는 말이다. 수치가 좋아도 평균적으로 강하지 않고 기복이 큰 경기력을 보이는 것이 KIA가 8위를 달리고 있는 이유다. 반대로 말하자면 전반적인 기록이 좋기에 몇몇 팀에게 약한 상대적인 부분만 극복하면 충분히 치고 올라갈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번 주중 KIA는 유난히 약한 두산과 3연전을 치르게 된다. 이전의 경기 결과를 지우고 당차게 덤벼들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현재의 순위도 불안한 KIA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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