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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필(32)의 방망이가 뜨거워진 순간 KIA의 연패도 깔끔하게 종료됐다.

KIA는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12-1로 완승을 거뒀다.

이로써 KIA는 올시즌 가장 길었던 5연패 수렁에서 벗어나며 시즌 23승30패1무가 됐다. 자칫 시리즈 스윕을 당했다면 타이거즈 역사상 처음으로 10위까지 밀려나는 굴욕적인 상황을 맞이할 수 있었으나 지난 1, 2차전 패배를 설욕하며 큰 고비를 넘겼다. kt가 두산에게 패함에 따라 8위 자리도 되찾는 성과를 남겼다.

이날 KIA는 선발 임준혁의 역투와 함께 타선에서는 필이 오랜 침묵을 깨고 팀 승리의 중심에 섰다.

선발 5번 1루수로 출전한 필은 1회 첫 타석부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2사 1, 3루 기회에서 한화 선발 이태양의 2구째를 받아쳤고, 빗맞은 공은 중견수 이용규 앞에 절묘하게 떨어지는 행운의 안타로 연결됐다. 3루주자 서동욱을 홈으로 불러들이며 KIA가 초반 기세를 끌어올릴 수 있었던 타점이었다.

특히 필은 이 안타를 통해 최근 17타석 연속 무안타의 부진을 씻어내는데 성공했다.

비록 4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지만 필은 5회 들어 다시 한 번 진가를 발휘했다. 이번에도 1사 만루 기회가 찾아온 가운데 필은 송창식으로부터 좌익수 왼편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기록하며 순식간에 4-0으로 격차를 벌렸다.

결국 승부처에서 두 차례나 믿음에 보답한 필의 활약을 통해 KIA도 벼랑 끝에서 탈출할 수 있었다. 필은 9회 마지막 타석에서도 안타를 추가하며 5타수 3안타 3타점으로 이날 경기를 마쳤다.

5경기 연속 무안타 뿐 아니라 최근 10경기에서도 1할7푼1리에 그쳐있던 필은 특히 이 기간 득점권마저 타율 1할4푼3리(7타수 1안타)에 머물며 해결사로서의 역할을 전혀 해내지 못했다. 특히 5연패 중에는 필이 매번 고개를 숙이면서 KIA의 평균 득점도 2.2점에 그쳤다.

올시즌 KIA가 승리한 22경기에서 필의 성적은 무려 타율 4할4푼(75타수 33안타) 4홈런 23타점에 달했다. 팀 내 반대로 KIA가 패한 30경기에서는 타율 2할4푼5리(112타수 24안타) 1홈런 6타점. KIA가 보다 확실한 반등을 알리기 위해서는 결국 필이 꾸준한 활약을 이어갈 필요가 있다.

한편 필은 경기 직후 "우선 연패를 끊는데 도움이 돼 기쁘다. 개인적으로도 오랜만에 안타를 많이 쳐서 기쁘다"며 마음고생을 털어낸 소감을 밝힌 뒤 "슬럼프는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다. 최근 들어 꼭 쳤어야 하는 실투를 못치면서 타격감이 떨어졌고, 마음까지 조급해지며 슬럼프가 길어졌다"고 부진 요인을 진단했다.

하지만 필은 "오늘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서 다행이다. 타격감을 찾기 위해 전력 분석팀의 도움을 받아 지난해 좋았던 때의 비디오를 본 것도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며 향후 더 좋은 모습으로 기대에 부응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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