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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영화 같은 경기였어.”

한화 김성근 감독이 8일 KIA전 대역전극을 두고 남긴 말이다. 하지만 또 한 번의 짜릿한 뒤집기는 없었다.

한화는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KIA전에서 1-12로 완패했다. 이로써 한화는 2005년 6월11일 이후 4016일 만의 7연승 도전이 무산된 가운데 시즌 22승33패1무가 됐다. 이날 시리즈 스윕에 성공했다면 KIA를 밀어내고 탈꼴찌를 이뤄낼 수도 있었지만 다음 기회를 기약하게 됐다. 불행 중 다행으로 kt가 두산에게 패하면서 9위와의 승차는 1경기가 유지됐다.

한화는 전날 경기에서도 소위 ‘꼬인 상황’이 많았지만 최근 줄곧 보여줬던 강력한 뒷심을 앞세워 승리를 가져갈 수 있었다. 1회부터 7회까지 무려 6차례나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고도 점수를 뽑아내지 못했고, 6회초에는 포수 조인성의 실책으로 김호령에게 스크라이크 낫아웃 출루를 허용한 것이 빌미가 돼 이범호에게 스리런포를 허용, 끌려가는 경기를 펼쳐야 했다.

하지만 한화는 8회에 로사리오의 볼넷을 시작으로 차일목과 이종환의 적시타, 정근우의 스리런포를 통해 기어이 승부를 뒤집는 저력을 과시했다.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근성이 극적인 영화를 만들어낼 수 있었다.

그러나 두 번의 기적은 없었다. 한화는 9일 경기에서도 5회에 허무한 실책으로 대량 실점을 내주고 말았다. 1사 2, 3루에서 김주찬의 땅볼 타구를 잡아낸 포수 차일목이 3루 주자를 런다운으로 묶은 뒤 3루 베이스로 달려갔지만 송구 타이밍이 늦어지면서 허무하게 주자를 살리고 말았다.

결국 베이스가 가득 들어찬 상황에서 이범호의 타석 때는 유격수 하주석이 강습 타구를 놓치면서 실점을 기록하고 말았다. 비록 안타로 인정됐지만 좀 더 침착함을 발휘했다면 병살타로 이닝을 매듭지을 수도 있었기 때문에 한화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장면이었다. 결국 필의 2타점 적시타까지 터지면서 흐름은 완전히 KIA 쪽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한화는 5회말 로사리오의 솔로 홈런을 통해 곧바로 점수를 뽑아내며 또 한 번의 역전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듯 했다. 그러나 6회말에는 1사 1, 2루에서 송광민이 병살타로 물러난데 이어 7회에는 극적으로 무사 만루를 만들고도 후속 세 타자가 모두 허무하게 아웃돼 흐름을 연결시키지 못했다. 결국 한화에게 더 이상의 기회는 찾아오지 않았고, 점수 차는 점점 더 벌어지면서 뼈아픈 완패를 인정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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