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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SK 최정(29)이 소리 없이 강한 면모를 드러내며 홈런왕 경쟁에 뛰어들었다.

최정은 지난 1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2득점 1볼넷을 기록하며 팀의 3연패 탈출을 견인했다.

특히 최정은 이날 1회초 1사 1루의 첫 타석부터 선제 투런 홈런을 때려내며 SK가 기선제압을 이루는 중심에 섰고, 역대 23번째로 개인 통산 200홈런 고지를 정복하는 기쁨을 누렸다.

또한 시즌 15호 홈런 고지를 밟아 김재환(두산), 테임즈(NC)와 함께 나란히 홈런 공동 선두로 올라서는 성과를 남기기도 했다.

최정은 지난 2010년부터 4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돌파했지만 최근 2년 동안에는 각각 82경기, 81경기 밖에 소화하지 못하면서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특히 2015시즌을 앞두고는 FA 자격을 얻어 4년 86억원의 대박을 터뜨렸지만 부상이 또 한 번 그의 발목을 붙잡았다.

올시즌에도 최정은 부진 탈출에 대한 각오가 너무 강렬했던 탓인지 초반 출발이 썩 좋지 못했다. 4월 한 달 동안 타율 2할6푼1리에 그쳤고, 어느 해보다 삼진의 비율도 크게 높아지는 등 소위 ‘FA 먹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마저 고개를 들었다.

그러나 최정은 5월 후반부터 서서히 타격 페이스를 되찾아나가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3할9푼5리의 맹타를 휘둘렀고, 최근 6경기에서는 홈런 6방과 함께 11타점을 폭발시켜 클래스를 입증해내고 있는 것.

김재환과 히메네스의 치열한 홈런 1위 경쟁에 테임즈가 뛰어든 가운데 어느덧 최정도 소리없이 이 대열에 당당히 합류한 모습이다. 이같은 페이스가 이어진다면 3년 만의 20홈런 돌파는 물론 2013시즌 개인 커리어 하이였던 28홈런을 넘어서는 것도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다.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박병호의 홈런왕 자리를 이어받을 선수가 바로 최정이 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동안 최정은 개인 타이틀과 관련해서는 상복이 없었다. 2010시즌 2루타 1위 및 통산 3차례 사구 1위에 오르기는 했지만 이는 KBO 시상에서 제외되는 기록이었다. 2008년 타율 3위에 오른 것을 비롯해 2012년 득점 2위, 2011년부터 3년 동안에는 홈런 2위 1회, 3위 2회 등 TOP 5 안에 이름을 올린 경우가 자주 있었으나 결국 2%가 부족했던 것도 사실이다.

김용희 감독은 시범경기 동안 최정을 김강민과 더불어 올시즌 가장 기대되는 선수로 언급하면서 “팀 내 중심 선수들이 잘해줘야 나머지 선수들에게서도 시너지를 기대해볼 수 있다. 단기전과 달리 장기전에서는 결국 골격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최정이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기를 기원한 바 있다.

또한 최근에는 “최정이 홈런을 많이 치고 있으며 초반에 비해 타격감이 올라왔지만 완전히 좋아진 것은 아니다. 여전히 기복이 심하고 가진 것에 비해 70% 밖에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며 쓴 소리를 꺼내기도 했다. 이 모든 것이 ‘건강한 최정’에 대한 기대치가 얼마나 높은지를 드러내는 언급이기도 하다.

이제는 단순히 홈런 뿐 아니라 타격 페이스가 확실하게 올라왔다. 6월의 첫 발을 산뜻하게 내딛은 최정이 과연 올시즌에는 무관의 한을 털어내고 리그 최고 3루수로서의 명성을 되찾을 수 있을지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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