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잠실=김성태 기자] 작전야구와 같은 세밀한 부분에서는 다소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는 KIA다. 하지만 이날 김기태 감독은 과감하고 절묘한 작전을 구사, 팀을 승리로 이끌었다. 재미와 작전이 넘치는 KIA였다.

KIA는 1일 잠실에서 열린 LG와의 주중 3연전 두 번째 경기에서 선발 헥터의 무실점 피칭과 팀 타선의 효과적인 활약을 앞세워 5-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KIA 야구는 생각보다 재밌었다. 기묘한 상황이 자주 나왔다. 우선 3회, 선발 9번 이진영이 헛스윙 후 삼진을 당했다고 착각하며 타석에서 벗어나 덕아웃으로 들어가려 했다.

이민호 주심이 다시 불러서 타석에 들어섰지만, 김기태 감독도 황당해하는 모습이었다. 말 그래도 루키의 귀여운 실수였다.

근데 이 장면이 묘하게 상대 LG를 흔들었다. 상대 선발 코프랜드의 6구째 공을 쳐낸 이진영은 열심히 1루로 뛰었다. 운이 따라왔다. 3루수 히메네스의 실책이 나오며 1사 1루가 됐다.

이진영은 내친 김에 도루를 시도했다. 2루까지 달렸고, 포수 유강남이 송구를 했지만 2루수 정주현이 잡지 못하고 포수 실책이 됐다. 이진영은 열심히 3루로 달렸다.

이어나온 김호령까지 코프랜드에게 몸에 맞는 볼을 얻어내며 출루, 1사 1, 3루가 됐고 강한울의 내야땅볼이 나오는 사이에 이진영이 홈플레이트를 밟았다. 이날 팀의 첫 선취점이었다.

루키의 다소 황당한 실수 하나가 묘하게 상대 내야진과 투수를 흔들었다. KIA는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선발 헥터가 잘 버텨주면서 KIA는 6회에 다시 작전을 펼쳤다.

스포츠코리아 제공
선두타자 강한울이 3루수 앞 번트 안타를 성공시키며 출루했다. 그리고 3번 김주찬이 나왔다. 초구부터 번트를 댔고, 똑같은 코스로 공이 향했다. 다시 3루수 앞 번트 안타로 출루에 성공했다.

멀티 번트로 무사 1, 2루를 만든 김기태 감독의 작전은 나지완이 볼넷을 얻어내면서 무사 만루라는 유리한 상황까지 이어졌다.

전날은 스퀴즈를 시도했지만 이날 김기태 감독은 과감하게 강공을 선택했다. 믿음이 현실이 됐다. 5번 필이 2타점 적시타를 쳐내며 3-0이 됐고, 무사 1, 3루에서 6번 이범호가 좌전 적시타를 추가로 얻어내며 4-0이 됐다.

두 번의 연속 번트로 상대 코프랜드를 흔들어버린 김기태 감독의 판단은 제대로 먹혔다. 하지만 다시 기묘한 상황이 나왔다. 1사 1, 3루에서 추가득점을 노린 KIA다.

8번 한승택이 우익수 앞으로 향하는 절묘한 타구를 만들어냈다. 문제는 2루로 달리던 이범호가 이 타구에 맞아버렸다. 피하지 못했다. 적시타의 기회가 사라진 셈이 됐다.

더 달아나야 한다고 판단했던 김기태 감독의 표정에 아쉬움이 한가득 묻어났다. 그렇게 2사 1, 3루가 됐고 9번 이진영이 코프랜드의 변화구에 헛스윙을 하며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하지만 8회 1사 1루에서 이범호의 적시타가 터지며 추가 득점에 성공, 5-0으로 경기를 가져왔다. 헥터가 7이닝 무실점 피칭으로 발판을 마련했고, 타선 역시 나름 활약을 했다.

그 중심에는 김기태 감독이 펼친 작전 야구가 이날은 확실히 효과를 봤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