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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오랜 기다림 속에 부활을 알리는 홈런이 터졌다. 반등의 발판이 그렇게 마련되는 듯했다. 아웃카운트 하나만 잡으면 승리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순간 무너졌다. 한화의 야구가 또다시 꼬였다.

한화는 지난 25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경기에서 8-9로 패했다. 이로써 한화는 3연패에 빠진 채 11승31패1무를 기록, 9위 kt와의 승차가 7경기로 유지돼 최하위 탈출에 대한 희망을 키우지 못했다.

한화로서는 반드시 잡아야만 했던 경기다. 무엇보다 올시즌 1홈런에 머물러 있던 김태균이 23경기 만에 담장을 넘기는 아치를 그려냈고, 그동안 한 경기 개인 최다 타점이 단 2점에 머물러 있었다면 이날은 무려 5타점을 폭발시키며 무게 중심을 제대로 잡았다.

또한 이성열도 대타로 나서 올시즌 25경기 만에 마수걸이 투런포를 신고했다. 4월 중반부터 극심한 타격 난조가 찾아오면서 한동안 2군으로 내려가야 했고, 최근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복귀한 끝에 KBO리그 통산 777호 대타 홈런이라는 행운의 숫자에 당첨되기도 했지만 끝내 그의 홈런은 결승포로 등록되지 못한 채 빛을 잃었다.

지난 24일 경기에서 비록 패했지만 로저스가 올시즌 개인 최다인 7.1이닝을 소화해내면서 한화는 모처럼 불펜진을 아꼈다. 이를 바탕으로 25일 경기에서 전력을 쏟아냈고, 8회부터 마운드에 오른 정우람이 9회 2사까지 버텨내며 팀의 최종 승리를 만들어내는 듯 했다. 그러나 정우람은 2사 1루에서 김하성에게 고의4구를 던진 뒤 홍성갑과의 승부를 선택했고, 결국 적시타를 얻어맞아 동점을 허용했다.

심리적으로 흔들린 정우람은 이후 서건창에게 초구에 사구를 던져 만루에 몰렸다. 끝내 이택근을 상대로도 초구에 폭투를 범해 결국 블론세이브와 함께 시즌 첫 패를 떠안았다. 평균자책점 1.35, 이닝당 출루 허용률 0.68, 피안타율 1할5푼1리의 소위 ‘사기적인’ 기록을 뽐내고 있었지만 정작 반드시 막아줘야만 했던 경기에서 고개를 숙였다.

사실 완패까지는 어쩔 도리가 없다. 하지만 살얼음판 승부, 특히 리드 상황에서만큼은 집중력을 발휘해 기필코 승리를 지켜냈어야 했다. 어느덧 벌써 9번째 1점 차 패배다. 이 가운데 3~4경기만 결과를 뒤바꿨어도 어느 정도는 반등의 분위기를 조성했을지 모른다.

하지만 한 가지 고민이 해결될 조짐이 보이면 또다른 곳에서 구멍이 난다. 풀리지 않는 팀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한화의 최하위 탈출은 점점 더 요원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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