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코리아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올시즌 그 누구보다도 시련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화 김태균(34)은 과연 반등을 이뤄낼 수 있을까.

김태균은 41경기를 소화한 23일 현재 타율 2할7푼7리 1홈런 16타점 18득점을 기록하고 있다. 시즌 전 우승 후보로까지 거론됐던 한화가 11승29패1무로 최악의 성적을 남기고 있는 가운데 김태균 역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시즌이 아직 많이 남은 것은 사실이지만 당장 타율만 하더라도 프로 2년 차였던 2002년(0.255) 이후 역대 두 번째로 좋지 못한 모습이며, 장타율(0.351)은 커리어 로우, 출루율(0.401) 역시 4할대의 벽이 위태롭다. 무엇보다 홈런을 아직까지도 1개 밖에 쏘아 올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4번 타자인 그에게 쏟아지는 눈총은 따갑기만 하다. 리그에서 그보다 많은 홈런을 터뜨린 선수는 무려 72명. 팀 내에서조차 6명이나 된다.

최근 그나마 타격감이 올라가는 모습이 보이는 듯 했지만 김태균은 양 팀 도합 33안타 8홈런 25점을 주고받았던 22일 경기에서 5타수 무안타 1삼진의 초라한 성적으로 다시 한 번 고개를 숙여야 했다.

김태균에게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는 데에는 개인과 팀 성적 모두 나락으로 떨어진 점이 가장 결정적인 요인이라 볼 수 있지만 그가 지난 시즌을 마치고 84억원에 FA 재계약을 체결한 점도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구단은 확실한 대우를 안겼으며, 김태균 역시 계약 직후 “처음부터 한화를 떠난다는 생각은 없었다. 끝까지 의리를 보여준 구단에도 감사드린다. 2016시즌 팀의 우승을 위해 희생하겠다. 한화이글스 팬 여러분들에게 반드시 좋은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소감을 밝혔으나 그에 걸맞은 책임감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 때때로 특타를 자처하며 부진 탈출을 위해 나름의 힘을 쏟고 있으나 뚜렷한 성과가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더욱 큰 부담감이 그의 어깨를 짓누르고 있다.

최근 타 팀의 한 감독은 김태균에 대해 조심스럽게 입을 연 바 있다. 그가 여전히 많은 사령탑들에게 인정받고 동시에 경계할 수밖에 없는 4번타자임에 분명하다는 것. 3000타석 이상 기준 KBO 통산 타율 3위(현역 2위), 이보다 더 빛나는 통산 출루율 2위(현역 1위)에 올라있을 뿐 아니라 홈런 역시 ‘똑딱이’라는 오명을 안고 있음에도 역대 12위(현역 4위)를 달리고 있는 김태균의 커리어를 절대 무시할 수 없다는 생각이다.

특히 이 감독은 그동안 암흑기에 놓여있던 팀을 지탱해온 김태균의 능력을 높이 평가했다. 대개 팀 성적이 좋은 선수에게 MVP의 영광이 돌아가기 마련이지만 실질적으로 하위권 팀에서 좋은 활약을 펼치는 선수의 가치 역시 그에 못지않다는 입장이다. 똑같은 만루 기회를 놓쳐도 상위팀의 4번타자와 김태균 가운데 결국 누가 더 많은 욕을 먹게 될지는 자명하다. 온갖 압박을 이겨내야 하는 것은 물론 뛰어난 상대팀 선발 및 필승조와 맞붙는 빈도마저 일반적으로 더 높음을 감안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같은 평가를 떠나서 김태균은 올시즌 팀의 무게 중심을 제대로 잡아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 팬들에게 한 가닥 위안과 희망을 주는 존재로 평가받아왔다면 팀이 확실한 전력 보강을 이뤄내며 당당히 리그의 주연으로 거듭날 기회가 주어졌음에도 오히려 가치를 제대로 드러내지 못하고 있어 올시즌 부진이 더욱 뼈아프기만 하다. 결국에는 스스로 이 모든 것을 극복해내야만 한다.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김태균이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스포츠한국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