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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정근우(34)가 또 다시 경기를 지배했다. 한화 팬들에게 올시즌 첫 3연승의 기쁨을 안겼다.

한화는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린 삼성전에서 10-5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한화는 3연패 이후 3연승을 내달리며 시즌 6승16패를 기록, 최하위 탈출에 대한 희망을 더욱 부풀렸다.

8회말 삼성의 실책성 플레이가 양 팀의 명암을 완전히 갈라놨지만 정근우의 불타오른 방망이가 대역전극의 발판을 마련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날 선발 1번 2루수로 출전한 정근우는 0-3으로 뒤져있던 5회말 2사 후 삼성 선발 장원삼의 초구 시속 114km 커브를 통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홈런(비거리 115m, 시즌 2호)을 때려냈다. 4회초 최형우에게 스리런포를 내줘 끌려가고 있던 상황에서 분위기를 전환시켰을 뿐 아니라 장원삼의 무실점 역투를 막아낸 한 방이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정근우는 여전히 2-4로 뒤져있던 7회 2사 후 타석에 들어선 가운데 이번에는 삼성의 2번째 투수 심창민의 8구째 시속 149km 직구를 받아쳐 좌중월 솔로 홈런(비거리 120m, 시즌 3호)을 때려냈다. 2006년 8월6일 문학 롯데전에서 이정민과 가득염을 상대로 연타석포를 때려낸 이후 무려 3554일 만에 만들어낸 기록.

정근우의 연타석 홈런은 자칫 빛을 보지 못할 뻔 했다. 8회초 이승엽이 솔로 홈런으로 응수하면서 삼성이 다시 5-3, 2점 차로 달아났기 때문.

그러나 한화는 하주석의 2타점 적시타로 8회말 승부를 기어이 원점으로 되돌렸고, 차일목까지 2루수 백상원과 우익수 배영섭의 실책성 플레이에 의한 행운의 안타를 터뜨리며 역전에 성공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여전히 1점 차 리드는 한화에게 불안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정근우가 다시 한 번 불방망이를 가동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계속된 2사 1, 3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정근우는 안지만을 상대로 좌익수 왼편을 가르는 2루타를 쏘아 올려 하주석을 홈으로 불러들였고, 결국 이후 이용규, 로사리오까지 적시타 행진에 가세, 한화의 짜릿한 3연승이 완성됐다.

이날 전까지 타율 2할6푼6리에 그쳐있던 정근우는 전날 KIA를 상대로 6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타격감과 자신감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결국 정근우는 이틀 연속 캡틴으로서 진가를 발휘하며 또 한 번 영웅으로 등극했다. 그의 이번 활약이 한화의 올시즌 전체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충분하다.

경기 직후 정근우는 “타이밍을 맞추려 했는데 홈런이 나왔다. 운이 좋았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인 뒤 “장타력은 잘 모르겠다. 기술적인 부분보다 마인드 컨트롤 위주로 편하게 경기에 임하려 한 것이 타격감 향상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최근 상승세의 비결을 밝혔다.

그는 이어 동점 적시타를 터뜨린 후배 하주석에 대해 “심적으로 어려워하는 모습이 있었는데 잘 이겨내며 오늘 팀 승리에 도움이 됐다”고 밝힌 뒤 “선수들이 이기고 싶어 할 뿐 아니라 하려고 하는 의지가 강하다. 오늘 승리가 앞으로 팀 상승세에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좋은 활약을 이어갈 것을 다짐했다.

한편 김성근 감독은 “정근우, 송광민이 잘 쳐줬다”며 강력한 한 방으로 분위기를 쇄신한 선수들에게 가장 먼저 공을 돌렸으며 “계투조들이 리드를 당한 상황에서 잘 던져줬다. 기회에서 하주석을 끝까지 믿은 것이 주효했다”는 총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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