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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전=박대웅 기자] “신동주 코치랑 무심 타법을 하고 오라고 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이 2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한화전을 앞두고 타격 슬럼프가 이어지고 있는 박해민에 대해 남긴 말이다. 박해민은 이날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올시즌 박해민은 21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타율 1할6푼에 그쳐있다. 초반부터 좀처럼 방망이가 맞지 않던 그는 12일 NC를 상대로 6타수 3안타(2루타 2개) 3득점을 폭발시킨 뒤 이후에도 3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며 슬럼프에서 벗어나는 듯 했으나 17일 두산전부터 또다시 극심한 난조를 겪고 있다.

특히 최근 9경기에서 남긴 성적은 29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너무나도 초라하다. 지난해 도루왕에 올랐지만 올시즌 출루 자체가 쉽지 않다보니 도루마저 1개에 그쳐있고, 도루 실패는 4차례나 됐다. 타격부진이 자신감 하락으로까지 이어지며 총체적 난국에 빠져있다고 볼 수 있다.

류중일 감독은 “오늘 박해민에게 신동주 코치와 함께 무심 타법을 하고 오라고 이야기해줬다”고 운을 뗀 뒤 “너무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부진으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류 감독은 이어 “잘하려는 욕심이 지나치면 마음이 급해지고, 결국 좋은 볼은 놓치면서 나쁜 볼에 방망이가 나가는 경향이 있다”며 “기술적인 부분이 크게 달라졌겠나. 아무래도 심리적인 이유이지 않겠나”라는 말과 함께 아쉬움을 드러냈다.

식사 시간을 통해 류중일 감독은 몇 가지 조언을 박해민에게 남겼다. 류 감독은 “컨디션이 좋지 않은 선수들은 더 많이 치는 것을 통해 극복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차라리 서서히 러닝, 웨이트를 하거나 슬로우볼을 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가장 느린 볼에 히팅 포인트를 맞춰놓으면 빠른 볼에 대처가 되는 경우가 있다”고 언급했다.

다만 류 감독은 “슬럼프 탈출법은 선수마다 전부 다르다. 정답이라는 것은 없다. 과거의 경험으로 단지 힌트 정도를 줄 수 있을 뿐이다”며 박해민 스스로 이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무심 타법’이라는 표현을 썼지만 박해민이 아무런 생각 없이 방망이만 휘둘러서도 곤란하다. 물론 부담감과 압박감 등 마음의 짐은 내려놓아야겠지만 매 스윙마다 좋았던 감각을 되찾기 위해 끊임없는 생각이 필요한 시점이기도 하다.

류 감독은 결국 제 컨디션이 아닌 상황에서도 좋은 활약을 펼쳐주는 선수가 ‘진짜 훌륭한 선수’라고 언급했다. 박해민이 오랜 침묵을 언제쯤 걷어내고 류중일 감독에게 미소를 안길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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