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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잠실=박대웅 기자] 두산 장원준(31)이 통산 100승의 금자탑을 쌓았다.

두산은 2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주말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5-1로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두산은 시리즈 스윕의 성과와 함께 시즌 14승4패1무를 기록, 2위 SK와의 승차를 2경기로 유지한 단독 선두를 굳게 지켰다.

완벽한 승리의 중심에는 단연 장원준이 있었다. 이날 선발로 마운드에 오른 장원준은 6.1이닝을 소화하는 동안 단 2피안타 2볼넷 밖에 허용하지 않았으며 탈삼진 6개를 솎아내는 역투 속에 한화 타선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특히 장원준은 무려 4차례나 삼자범퇴를 기록하는 안정적인 피칭을 선보였으며, 2회와 5회에는 득점권에 주자를 내보내는 고비에 몰렸지만 특유의 위기 관리 능력을 앞세워 이를 정면 돌파했다. 그는 이날 최고 시속 146km의 직구(35구)를 중심으로 슬라이더(32구), 체인지업(16구), 커브(11구)를 섞었다.

장원준에게 이날 승리는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롯데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지난 2004년 4월8일 두산을 상대로 구원승을 따낸 이후 13년, 292경기(261선발) 만에 통산 100승을 챙긴 것. 이는 KBO 역대 27번째 기록이며, 특히 좌완 투수로 한정하면 송진우, 장원삼, 김광현에 이은 4번째 대기록이기도 하다. 이날 장원준에 앞서 김광현 역시 NC를 상대로 100승의 기쁨을 누렸다.

이 밖에 장원준은 두산 역대 좌완투수 최초이자 구단 역대 최연소 100승 고지를 밟았으며, 전신 OB시절 장호연에 이어 약 23년 만에 구단 100승 투수가 되는 영광을 안기도 했다.

경기 직후 장원준은 “100승을 의식하거나 긴장하기보다 한 경기를 이기는 것이라고 생각하고서 마운드에 올랐다”고 운을 뗀 뒤 “팀에서 두 번째로 기록을 세웠다는 점에 대해 기쁘게 생각한다”는 소감을 전했다.

그는 이어 경기 개시 시간의 차이로 인해 김광현에게 좌완 100승 3번째 주인공을 내준 점에 대해 “순서는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100승 자체가 중요하기 때문에 누가 먼저 했느냐에 큰 의미는 두지 않았다”는 뜻을 밝혔다. 또한 그동안 김광현보다 주목도가 떨어졌던 부분에 대해서도 “서운함 같은 것은 전혀 없었다. 내가 특별히 볼이 빠르다던지 투구 동작이 다이나믹하지 않다”며 미소를 지었다.

프로 데뷔 첫 승의 순간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던 장원준은 100승을 달성하기까지 고마웠던 이들에 대한 인사도 잊지 않았다. 이어 송진우가 보유 중인 역대 최다승(210승) 기록에 대해서는 “할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일단은 150승을 달성하게 되면 그 뒤에 200승을 목표로 잡아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150승을 ‘멀리 내다본 다음 목표’로 설정했다.

한편 김태형 감독은 “선발로 나와 호투한 (장)원준이의 100승을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한 뒤 “경기 초반 타자들이 좋은 선구안으로 출루하면서 선취 득점에 성공했고, 경기 중반 추가점이 나오면서 경기가 잘 풀렸다. 이번 주에도 선수단 모두 수고가 많았다”는 경기 총평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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