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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대구 박대웅 기자] NC 해커(33)가 삼성 방망이에 남아있던 열기를 훔쳤다.

해커는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7.1이닝 2실점의 호투를 통해 팀의 7-2 완승에 힘을 보탰다.

이날 해커는 총 89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을 기록했다. 직구 최고 시속은 143km에 그쳤지만 체인지업(21구), 슬라이더(17구), 커브(13구), 커터(6구) 등 주로 타자 바깥쪽으로 흘러가는 변화구로 큰 재미를 봤다.

또한 경기 초반에는 다소 흔들리는 모습도 있었지만 화려함보다 효율적인 피칭을 통해 서서히 페이스를 되찾았고, 결국 4회부터는 삼성 타선을 완벽에 가깝게 틀어막으면서 시즌 2승째를 품에 안았다. 최근 3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도 이어가며 지난해 다승왕(19승)으로서의 위력을 유감없이 드러냈다.

특히 완투도 노려볼 수 있었을 만큼 안정적인 투구수를 유지한 것이 팀 전체에도 큰 힘이 됐다. 삼성 선발 차우찬이 1회부터 무려 42개의 공을 던져 이후 눈부신 역투에도 불구하고 6회까지 밖에 책임지지 못했고, 결국 불펜 등판과 함께 삼성이 걷잡을 수 없이 무너졌음을 감안하면 오랜 이닝을 책임진 해커의 활약은 더욱 돋보였다.

1차전에서 18피안타 16점을 허용하며 분위기가 크게 가라앉아 있던 NC 마운드에도 활기가 되살아났다. 이날 해커에 이어 임정호와 임창민이 각각 19개, 7개의 공만을 던진 채로 최종 승리를 지켜내면서 14일 3연전 마지막 경기에서 위닝시리즈를 위해 총력전을 펼칠 발판도 마련했다.

경기 직후 해커는 “연패를 끊으려고 했다. 어제 팀이 어려웠고 불펜투수도 많이 나와서 내가 많은 이닝을 책임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경기에 임했던 마음가짐을 전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도 좋은 리듬을 계속 유지하려고 한다. 시즌은 길고, 아직까지는 시즌 초반이다. 지난해 쌓아온 승수를 생각하지 않고 앞으로 다가올 경기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전했다.

한편 김경문 감독 역시 “해커가 어려운 상황에서 잘 던져줬고, 선수들이 집중력 있는 플레이를 해줬다”며 해커의 활약을 칭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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