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김성태 기자
[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새로운 돌파구가 생겼다. 야구와 중국어, 모두를 배울 수 있는 대만 야구유학의 길이 열렸다.

지난 7일 오후 2시 한양대학교 동문회관 4층 대회의실에서 열린 대만 도강과학관리대학교 야구유학 설명회에 많은 관계자들이 참석, 큰 관심을 보였다. 이날 설명회에서는 도강대 리우챙 사무처장을 비롯, 황짜이런 야구부 감독까지 현지 학교 관계자들이 직접 방한해 대만 야구유학과 관련된 상세한 정보를 소개했다.

선수 및 학부모, 고교 야구팀 감독, 재야 야구인 등 참석자들은 도강대학교 관계자들의 말 한마디 한마디 놓치지 않고 주의깊에 경청했다. 그리고 한 시간이 넘도록 도강대 소개 및 야구유학의 전반적인 설명이 끝나고 열띤 토론과 질문이 이어졌다. 아직은 시작 단계에 불과하지만, 아마야구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는 대만야구유학에 대한 관계자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모두가 절실했다. 그만큼 한국아마야구의 현실이 쉽지 않다는 반증이었다.

도강대학교 리우챙 사무처장은 "도강대학교가 위치한 자이현은 대만 야구의 출발지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대만 역시 야구에 대한 인기가 높다. 유학생을 통해 양국이 서로 배워가며 야구에 대한 원활한 교류를 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토코대학교의 취업률은 97%였다. 1학년 때는 야구 및 중국어 수업을 위주로 하고 2학년 때부터 전공 과목을 이수한다. 3학년 이후에는 현장에서 직업교육과 관련된 실습을 나가게 된다. 계속 야구를 하고 싶은 학생들의 경우, 석사 등 대학원 과정을 밟으면서 대만 프로팀과 실업팀에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야구를 하고 싶은 한국 유학생들이 많이 오면 왔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이야기 하기도 했다.

황짜이런 야구부 감독은 "우리 학교는 수준 높은 야구시설을 갖추고 있다. 유학을 통해 입학하게 되면 야구부 소속으로 계속 야구를 할 수 있고, 중국어를 배울 수 있는 커리큘럼도 개설이 됐다. 글러브나 배트, 유니폼 등 야구 관련 장비는 모두 무료로 제공된다. 월회비도 없다. 마음껏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대만야구유학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는 것은 한국아마야구의 현실이 결코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올해 KBO 신인드래프트 대상자는 고교 졸업생 및 대학 졸업 예정자, 해외로 진출했던 선수 등을 포함에 860명. 프로 10개 구단이 10명씩 지명을 하고 31개의 대학팀이 평균적으로 10명씩 신입생을 데려간다고 해도 50%가 넘는 460명의 학생은 야구를 할 수 있는 길이 없다. 문제는 매년 이 정도 학생이 나온다는 점이다. 프로나 대학이 아니면 진로가 불투명한 학생선수들은 더이상 야구를 할 수가 없다.

하지만 해외로 시선을 돌리면 기회가 있다. 대만에서 야구를 하면서 중국어를 배우고 취업에 도움이 되는 실용학문을 습득할 수 있는 유학 시스템이 생겼다.

사진 = 김성태 기자
대만 자이현 푸쯔시(嘉義懸 朴子市 學府路二段51號)에 있는 도강과학관리대학교는 실용 중심의 4년제 종합대학으로 야구를 하면서도 '여가운동관리과'에서 스포츠 및 관광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배우거나 '관광계획학과' '호텔경영학과' '조리학과'를 통해 취업을 위한 전공과목 이수도 가능하다.

신입생은 야구와 함께 중국어 위주의 언어교육과정을 밟은 뒤, 2학년부터 야구와 함께 전공과목을 배우게 된다. 야구로만 본다면 실력을 키워 4개의 대만 프로팀과 10개의 실업팀에서 뛸 수 있는 기회을 얻을 수 있다. 또한 호텔 및 관광 계열 전공을 이수하면서 대만 현지 취업은 물론 한국에서도 중국어를 통한 취업경쟁력 역시 키울 수 있다.

프로팀이나 대학을 가지 못하면 당장 야구를 할 수 없는 학생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는 것이 현재 한국아마야구의 현실이다. 이날 설명회를 찾은 한 학부모는 "우리 아들이 고등학교 3학년이다. 정말 좋은 대학에 가고 프로에 입단하는 선수들은 상위 1%다. 거기에 제외된 선수들은 야구를 이어갈 수 없다. 설령 야구를 계속 하지 못하더라도 대학을 가고 먹고 살 길을 열어주고 싶은데 한국에는 없다. 그래서 대만야구유학과 관련된 설명회가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라고 말했다.

경쟁에서 낙오된 제자들의 앞날을 걱정하는 한 고교 감독은 날카로운 질문을 덧붙이며 대만야구유학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그는 "취지가 좋다. 프로가 아니면 살아남을 수 없는 것이 현재 한국야구의 현실이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하지만 학생들이 가지고 있는 중국어 교육에 대한 두려움, 그리고 교육 과정에서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을 어떻게 해야 할지, 대만야구감독과 야구와 관련된 기술적인 부분에 대한 의사소통, 군대를 다녀온 뒤 다시 학교의 재입학이 가능한지, 중국어 수업과 관련된 커리큘럼이 어떤지를 보완점이 필요할 것 같다"라고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대만 4년제 대학에 입학, 야구를 계속 하면서도 언어도 배우고 취업을 목표로 실용적인 학문과정을 밟을 수 있다는 것은 불투명한 아마야구의 현실에 제3의 길이 될 수 있다. 아직은 초창기지만, 이번 설명회를 찾은 학무모들의 관심은 뜨거웠다.

대만 야구유학에 관심있는 학부모 및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4월 22일부터 2박 3일간 현지 대학을 직접 방문, 야구 환경과 시스템에 대한 사전답사가 이루어진다. 문의는 TAIKO BASEBALL CAMP 이창헌 대표(010-2455-69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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