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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수원=박대웅 기자] 개막전 아쉬움을 깨끗이 털어냈다. 삼성 차우찬(29)이 지난해 탈삼진왕의 위용을 두 번째 등판에서 되찾았다.

차우찬은 7일 수원 kt wiz 파크에서 열린 kt와의 경기에서 7이닝 1실점을 기록, 삼성의 3-1 승리를 견인해냈다.

지난해 한 시즌 개인 최다승(13승) 및 탈삼진왕(194개)에 오르며 최고의 순간을 보낸 차우찬은 올시즌 류중일 감독의 확실한 믿음 속에 1선발로 낙점을 받았다. 지난 1일 두산과의 개막전에서는 6이닝 5피안타(1피홈런) 3볼넷 1탈삼진 4실점(3자책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지만 여전히 그에 대한 류 감독의 신뢰는 굳건했다.

차우찬이 이같은 믿음에 확실하게 부응했다. 이날 총 108개의 공을 던진 차우찬은 3피안타 3볼넷만을 내준 가운데 무려 8탈삼진을 솎아내며 kt 타선을 틀어막았다. 특히 최고 시속 145km의 직구(46구)를 비롯해 타자들의 헛스윙을 수없이 이끌어낸 슬라이더(33구), 이 밖에도 포크볼(23구)과 커브(6구) 등을 섞어 완벽에 가까운 피칭을 선보였다. kt가 유한준-마르테-김상현으로 이어지는 막강 클린업을 올시즌 처음으로 가동한 상태에서 이뤄낸 성과였기에 더욱 의미가 있었다.

1회말 차우찬은 유한준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등 세 타자를 깔끔하게 범타 처리하며 순조로운 출발을 알렸다. 2회 역시 햄스트링 통증 및 발목 부상을 딛고 복귀한 마르테와 김상현을 각각 중견수 플라이, 스트라이크 낫아웃 처리한 뒤 전날 홈런포를 가동한 박경수마저 헛스윙 삼진으로 잠재우는 저력을 과시했다.

이는 시작에 불과했다. 3회에도 탈삼진 2개를 보태며 퍼펙트 행진을 이어간 차우찬은 이승엽의 투런포를 통해 2-0으로 앞선 4회 2사 후 유한준에게 좌전 안타를 내줘 처음으로 출루를 허용했을 뿐 마르테를 루킹 삼진으로 솎아내 가볍게 이닝을 매듭지었다.

차우찬은 5회 들어 첫 실점을 허용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1사 후 박경수에게 우익수 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내준 데 이어 폭투까지 범했고, 윤요섭을 삼진 처리했지만 김연훈에게 좌전 안타를 얻어맞고 무실점 행진이 중단된 것.

그러나 차우찬은 배병옥을 중견수 플라이로 잠재워 추가 실점 없이 5회를 마쳤고, 6회에도 2사 후 3루수 발디리스의 실책으로 유한준에게 출루를 허용한 뒤 마르테에게 볼넷을 내줬지만 김상현을 2루수 땅볼로 돌려세우며 위기를 진화했다.

7회 역시 고비는 계속됐다. 박경수와 이진영에게 각각 볼넷을 던져 2사 1, 2루의 동점 주자를 내보내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 이어졌다. 하지만 차우찬은 침착함을 잃지 않았다. 대타 하준호와 7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기어이 1루수 땅볼을 유도해내면서 마지막까지 제 역할을 다해냈다. 심창민과 안지만이 남은 2이닝을 깔끔하게 틀어막으면서 차우찬에게 시즌 첫 승의 영광이 돌아갔다.

경기 직후 차우찬은 "개막전부터 컨디션은 나쁘지 않았다. 다만 조금 힘이 들어간 것 같다"며 첫 등판의 아쉬웠던 순간을 되돌아본 뒤 "오늘은 조금 더 차분하게 던지려했고, 그래서인지 제구가 원하는대로 이뤄졌다"며 투구 내용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어 "경기 전 전력분석팀에서 알려준 내용들도 도움이 됐다. 앞으로도 팀을 이길 수 있도록 만드는 투구를 계속하고 싶다"는 다짐을 남겼다.

류중일 감독도 차우찬의 활약에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류 감독은 "선발 차우찬이 마운드에서 자신의 피칭을 100% 해줬다"며 "(차)우찬이가 작년보다 제구와 완급조절 면에서 한층 성장한 것 같다"는 말로 뿌듯한 마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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