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협회의 관리단체 지정으로 대회가 지연될 뻔했던 전국대학야구춘계리그 4년제 대학팀 경기가 정상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대학야구연맹 제공
[스포츠한국 박대웅 기자] 대한야구협회의 관리종목 지정으로 개최가 불투명했던 2016전국대학야구 춘계리그가 한고비를 넘겼다.

이번 대회는 2년제와 4년제 팀으로 나눠진 가운데 지난 4일 먼저 대회를 시작한 2년제 7개팀(서울대 포함)이 6일 경기를 끝으로 조별 예선을 마쳤다. 결과는 E조 한중대(2승1패)와 F조 재능대(2승)가 조 1위로 결승에 진출했다.

비록 경기수가 9게임에 불과한 2년제 대학팀을 중심으로 치러졌지만 대회 주최와 주관을 맡은 야구협회가 지난달 25일 대한체육회의 업무 중지 결정으로 임원 전원이 해임되면서 대회 연기가 불가피했던 위기의 순간을 생각하면 의미있는 반전을 이뤘다고 볼 수 있다.

야구협회는 관리단체로 지정되기 전까지 전·현직 집행부가 서로 고소, 고발을 벌이는 등 계속된 내분으로 정상적인 업무가 이뤄지지 못했다. 설상가상 회장마저 기금 무단사용 내역이 드러나 대의원들의 반발에 퇴진하는 수모를 겪었다.

그러나 야구협회의 정상화를 위해 구성된 대한체육회 관리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대회 주최를 한국대학스포츠총장협의회(회장 장호성 단국대 총장)로 변경하고, 주관을 한국대학야구연맹(회장 안계장)에 맡기면서 가까스로 돌파구를 찾았다.

문체부도 호응했다. 집행을 미뤘던 대회 예산 9,800만원을 대학총장협의회를 통해 집행하기로 결정했다. 여기에 대회 주관을 맡은 대학야구연맹의 발 빠른 대응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까지 대학야구연맹은 협회의 준가맹단체에 불과한 탓에 자체적으로 정식 대회를 치르기에는 집행부의 규모나 사무국의 업무력이 빈약했다.

그러나 지난해 8월 현 집행부가 들어선 뒤 조직을 체계적으로 갖추면서 친목단체의 수준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경기단체로서의 면모 갖추기에 맞춰 야구협회는 지난 2월 대학야구연맹을 정가맹단체로 승격했다. 단독으로 대회를 치를 수 있는 일종의 `조건'을 갖춘 셈이다.

2년제 대학리그가 무사히 치러지자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대학야구연맹을 지켜보던 야구인들도 다소 안심했다는 후문. 한 대학야구 관계자는 "대학야구연맹이 대회를 제대로 치를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느냐는 점에 대해 완전한 신뢰를 보내기는 어렵지만 조금은 걱정을 덜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번 대회가 무난히 마치기 위해서는 여전히 난제는 많다. 우선 턱없이 부족한 예산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매년 야구협회는 춘계리그에 소요되는 예산을 문체부 승인을 받아 집행했지만 올해는 정부의 긴축 재정으로 순수 경비만 3,000만원 가까이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협회의 업무 중지로 부지불식간에 대회를 떠맡은 연맹으로서는 대응책 마련이 쉽지 않다.

그러나 연맹은 모든 지혜를 모아 이번 대회를 무사히 치르겠다는 각오다. 아울러 이번 대회를 통해 연맹의 자생력을 가늠해보겠다는 생각이다. 이같은 바람이 얼마나 결실을 맺을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지금 겪고 있는 어려움이 어엿한 경기단체로 거듭나기 위한 통과제의라는 사실은 틀림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설자리를 잃어가던 대학야구가 모처럼 꿈틀거리는 것 같아 반갑다.

한편, 2016전국대학야구 춘계리그전은 7일부터 4년제 대학팀이 오는 16일까지 예선리그를 벌인 뒤 각조 1위팀이 결승 토너먼트로 우승팀을 가린다. 2년제 팀 결승은 4년제 팀 결승전 전날 개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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