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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KIA의 올 시즌 최대 고민 중 하나는 타선이다. 작년, KIA가 5강 경쟁에서 마지막까지 버틴 것은 김기태 감독의 리더십과 선수들의 하나가 되고자 하는 의지였다. 그러나 의지만으로는 살아남을 수 없다.

일단 실력이 부족했다. 홈런이나 안타, 타점 등에서 리그 최하위에 맴돌았다. 막내구단 kt보다 팀 타율이 낮았으니 더이상 언급할 필요가 없다.

KIA는 대대적인 변화에 들어갔다. 선수들의 웨이트 트레이닝에 몰두했고 힘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췄다. 애리조나와 오키나와에서 캠프를 치른 1군과 대만에서 피땀 흘리며 훈련한 2군의 공통 과제는 단연 '파워 늘리기'와 '선구안 키우기'였다.

그리고 김기태 감독은 스프링캠프 기간에 새로운 시도를 감행했다. 바로 김주형(30)의 유격수 투입이다. 물론 실제로 시즌이 들어가서도 김주형의 유격수 투입이 가능할지는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충분히 납득할만한 시도다.

김선빈이 상무로 떠나고 KIA의 유격수는 강한울과 박찬호가 맡았다. 그러나 보는 팬들도 안타까웠다. 2015시즌, 두 선수의 타율은 각각 2할5리, 1할8푼2리였다. 수비는 나름대로 괜찮았지만, 타격은 아쉬움이 가득했다.

유격수 뿐 아니라 팀 전체의 타격이 떨어지는 상황이기에 돌파구가 필요했다. 특히 장타력을 가진 거포형 타자의 존재감이 필수였다. 올해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필과 이범호, 그리고 작심하고 덤벼드는 나지완을 제외하면 특출난 선수는 없다.

그래서 김 감독은 김주형을 대안으로 삼았다. 가지고 있는 잠재력과 파워는 누구나 인정한다. 190cm에 육박하는 큰 신장과 100kg이 넘는 하드웨어만 봐도 알 수 있다. 문제는 김주형 본인이다. 프로데뷔 13년차 중고참이다. 하지만 성적은 눈물이 앞을 가린다.

지난 10년간 80경기 이상 출전한 적이 두 시즌 뿐이다. 2006년 34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9리를 기록한 것을 제외하면 1할대와 2할대의 타율을 오고 간 것이 전부다. 2011시즌과 2013시즌에 각각 9개의 홈런을 쳐낸 것이 가장 많다.

이미 리빌딩 체제로 들어간 KIA다. 게다가 올해가 지나면 김선빈과 안치홍도 돌아온다. 올해가 아니면 김주형에게 기회가 돌아갈 가능성은 점점 적어진다. 그렇기에 김기태 감독은 김주형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는 스프링캠프를 마친 뒤 "지난해 다른 팀에 비해 공격력이 약했는데, 올해 좋은 성적을 거두기 위해서는 결국 공격력 강화가 필수일 것이다. 김주형과 나지완 등 중고참 선수들이 제 몫만 해 준다면 팀에 여러가지로 큰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주형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그만큼 그의 유격수 투입을 나름대로 올 시즌 승부수로 보고 있다는 것이다. 만약 김주형이 제 몫을 해준다면 KIA 타선에 큰 힘이 될 것은 분명하다. 3번 필, 4번 나지완, 5번 이범호의 중심타선을 지나 6번이나 7번 자리에 김주형이 투입된다면 타선 전체가 살아날 수 있다.

김주형에게는 최고의 기회가 찾아왔다고 보면 된다. 김기태 감독의 시도가 성공할지, 아니면 실패할지는 오롯이 김주형 본인에게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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