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훈 코치와 훈련하고 있는 한승택. 사진=김성태 기자
[대만 타이난=스포츠한국 김성태 기자] 포수는 중요한 포지션이다. 강한 팀에는 강한 안방마님이 있다. 어릴 때부터 포수로 뛰었던 선수들은 감독의 말을 가장 많이 듣게 된다. 다른 포지션에 있는 선수들에 비해 야구에 대한 이해도가 상대적으로 높다. 그라운드의 야전사령관은 그렇게 만들어진다.

타 팀에 비해 KIA의 포수는 말 그대로 무주공산이다. 확실한 주전이 없다. 다른 표현으로는 팀 내 취약 포지션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만큼 타이거즈의 안방을 차지하기 위한 선수들의 피나는 경쟁은 올해에도 지속될 예정이다. 그 가운데 구단과 더불어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선수가 있다. 바로 한승택(22)이다.

덕수고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던 그는 2012년 팀의 청룡기 우승을 이끌었던 일등공신이었다. 이후, 2013시즌, 2차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당시 한화 사령탑을 맡았던 김응룡 감독에게 가능성을 인정받은 한승택은 1군에서 모두 24경기를 소화했다.

하루라도 빨리 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낫다는 판단에 한승택은 곧바로 경찰청에 지원했다. 하지만 한화에서 이용규를 FA로 영입하면서 그는 KIA의 보상선수로 지목, 팀을 옮기게 됐다. KIA는 같은 해, 2순위로 선택한 이홍구가 있었지만, 제대로 된 포수 육성을 위해 한승택을 지명했다.

이후, 한승택은 경찰청에서 주전 포수로 뛰며 실력을 키웠다. 2014시즌 퓨처스리그 올스타에 뽑힐만큼 좋은 활약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작년 9월 25일, 그는 제대를 명 받고 소속팀 KIA에 복귀했다. 하지만 운이 따르지 않았다. 교육리그에 합류했지만, 타구에 맞는 부상으로 인해 재활에 들어갔다. 시간이 필요한 치료였지만, 한승택은 의지를 보였고 지난 1일부터 대만에서 열리는 KIA 2군 캠프에 합류해 몸을 만들기 시작했다.

캠프에서 본 한승택은 열정적으로 훈련에 임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부상을 당한 뒤, 병원에서 마사지 및 전기 치료를 받으며 두 달 정도를 치료에만 몰두했다. 공백이 있었기에 함평에서 웨이트 트레이닝과 보강훈련에 초점을 맞췄다. 여기서는 다른 포수들의 6~70% 정도의 훈련량을 소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급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캠프 후반에는 연습경기도 뛰면서 80% 정도의 몸 상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몸 상태는 많이 좋아졌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민호 코치와 함께 훈련하고 있는 한승택.
KIA에서 포지션 경쟁이 치열한 곳은 바로 포수다. 팀 레전드 포수였던 김상훈이 은퇴하고 차일목은 한화로 둥지를 옮겼다. 지난 시즌, 이홍구와 백용환이 각각 두 자릿수 홈런을 쳐내며 타격에서는 그나마 제 역할을 해줬지만 수비를 포함한 전반적인 경기 운용 능력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많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승택의 제대와 소속팀의 합류는 포수 경쟁에 더욱 불을 붙였다. 하지만 한승택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는 "포지션 경쟁은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내가 자신 있는 부분에 집중하면 분명 기회가 올 것이라 생각한다. 수비나 움직임, 송구도 있지만, 무엇보다 투수들이 좋아하는 포수가 되고 싶다. 말 그대로 '투수들이 승택이와 호흡을 맞추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다"고 자신감 있게 이야기 하기도 했다.

수비에 있어서는 이미 수준급이다. 당장 1군에 올라가더라도 충분히 경쟁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많다. 그만큼 괜찮은 선수다. 하지만 아쉬운 부분도 있다. 바로 타격이다. 그 역시 알고 있었다.

한승택은 "한화에서 첫 시즌, 파워가 부족하다고 생각해서 살을 많이 찌웠다. 웨이트 트레이닝도 정말 많이 했고, 방망이도 많이 쳤다. 우선 힘이 바탕이 되어야 기술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간이 있으니 파워를 늘리고 경험을 좀 더 쌓으면 분명 1군 포수의 기회도 올 것이라 생각한다"로 말하기도 했다.

이곳 캠프에서 가장 인상 깊게 봤던 것은 바로 김상훈 2군 배터리 코치와 한승택의 맨투맨 훈련이었다. 선수가 끌고 지도자가 밀어주고 격려하고 도와주고 잠재력을 이끌어낼 수 있게 도와주는 서로의 파트너와 같은 모습이었다.

한승택은 "김상훈 코치님께 세심함과 기본부터 차근차근 쌓아나가는것을 많이 배웠다. 포수들에게 좋은 책을 하나씩 선물도 해주시고 그 안에 글도 써주셨다. 감동도 받았고 제자들에게 조금이라고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나부터 다 챙겨주신다. 또 코치님께서 경험이 많으시니까 이것저것 많이 알려주신다. 정말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상훈 코치 역시 한승택의 가능성을 인정했다. 그는 "가지고 있는 장점이 많은 선수다. 팀에 있는 포수 중 수비로만 본다면 손가락 안에 든다. 좀 더 가다듬고 보완한다면 충분히 1군에서 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만큼 많은 기대를 받고 있는 선수가 바로 한승택이다. 팬들 역시 그가 KIA의 안방에 와서 제 몫을 해주고 팀의 성적을 이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해주길 바라고 있다. 한승택 역시 알고 있었다. 그는 "기대가 많다는 것을 알고 있다. 부담이 되는 부분도 있다. 하지만 준비하는 과정이고 많이 부족하기에 더 노력하고 잘하고 싶다는 마음이 크다"고 속내를 털어놓기도 했다.

그에게 올 시즌 목표를 물어보았다. 한승택은 "작년 교육리그에서 부상을 입었다. 그래서 2개월 정도를 쉬고 다시 시작하려다보니 쉽지 않다. 그래서 부상 없이 한 시즌을 치르는 것이 목표다. 또한 준비도 철저히 해서 1군에서 경험도 많이 쌓고 무엇보다 팬들께 내 이름을 더 알리고 싶고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는 것이 목표다"라고 이야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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