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3년 아시아시리즈에서 악수하는 대만의 천리엔홍 감독과 삼성의 류중일 감독(위), 박석민이 아시아시리즈 초청팀 이탈리아 볼로냐와의 경기 중에 자신이 세이프임을 어필하고 있다(아래). 연합뉴스 제공
[스포츠한국 차시우 기자] 한국 정부가 투자활성화 방법의 하나로 국가간 프로스포츠 교류를 시도할 전망이다.

정부는 17일 발표한 투자활성화 대책에서 “한국, 중국, 일본을 중심으로 한 동아시아 국가 간 교류전을 통해 프로스포츠에 활력을 불어넣고 국내·외 관광 등 연관 산업의 발전까지 꾀해보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는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를 벤치마킹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UCL은 유럽 각국 프로축구리그 우승팀을 비롯한 상위팀들끼리 기량을 겨뤄 유럽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대회다. 1955~1956시즌 유럽클럽선수권대회로 시작해 지금은 국가대항전인 월드컵이나 유럽축구선수권대회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는 대회로 자리매김했다.

게다가 TV중계권료, 입장 수입 등을 통해 2014~2015시즌의 경우 챔피언 FC바르셀로나(스페인)에 우승 상금으로만 1,050만유로(약 143억원)를 안겨줄 수 있을 정도로 해마다 대규모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물론 UCL과 비슷한 성격의 대회는 지금도 존재하고 있다. 아시아 최고의 클럽을 가리는 대회인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는 현재 잘 진행되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2003년부터 2007년까지 한·중·일 챔피언스리그를 참가했고, 이 대회는 이후 ACL로 확대됐다. 2016시즌에는 한국 대표 클럽으로 우리나라는 전북현대, 수원삼성, FC서울, 울산현대 등이 참여하고 있다.

프로야구에서는 한국, 일본, 대만 리그 우승팀끼리 시즌 종료 후 대결하는 '아시아시리즈'가 비정기적으로 열렸다. 하지만 지난 2013년 대만 대회를 끝으로 중단됐다.

프로배구도 한국 일본 남녀부 정상팀끼리 맞붙는 한·일 톱매치가 양국에서 번갈아가며 열리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 중국, 필리핀 프로 농구팀이 출전하는 2015 아시아 프로농구 챔피언십이 인천에서 치러졌다.

2014~2015시즌 한국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맞붙은 울산 모비스, 원주 동부를 비롯해 중국 랴오닝, 필리핀 토크 앤 텍스트 등 4개 팀이 출전했다.

나흘간 7경기를 치러 모비스가 우승컵을 들어 올린 이 대회는 경기당 평균 3,000여 명의 관중이 관전했다. 외국인 관중도 500여 명이나 됐다.

정부는 프로농구를 시작으로 올해 한·중·일 배구, 이르면 내년에는 야구 등으로 정기리그를 확대해 나가기로 하고 한국배구연맹(KOVO), 한국야구위원회(KBO) 등 관련 단체와 협의할 예정이다.

KBO의 경우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야구 한류 콘텐츠 조성 계획' 프로젝트의 하나로 지난해 포스트시즌 기간에 중국의 관광·교류 분야 인사 30여 명을 초대해 한국의 야구문화를 소개하는 등 일찌감치 중국과 교류에 관심을 둬왔다.

정부는 여행업계와 함께 프로스포츠 교류전 관련 관광 상품도 출시하고 홍보를 지원할 방침이다. 아울러 치어리더나 '치맥'(치킨과 맥주) 등 한국 프로스포츠의 응원문화, K-팝 등 한류 공연을 연계해 중국,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집중적인 마케팅을 해나갈 계획이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이 현실이 되면 축구의 UCL이나 ACL처럼 정규시즌 도중 클럽대항전을 개최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한국의 야구 시즌 일정을 보면 쉬는 날이 월요일 밖에 없을 정도로 매일 경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농구나 다른 스포츠도 마찬가지이다.

하지만 3국이 일정을 조정해 국가간 클럽대항전을 매년 꾸준히 열 수 있다면 정부의 방침은 상당히 유의미한 결과를 낳을 것이다. 내년 시즌 프로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 생기길 팬들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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